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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역사 1 - 메디치가에서 아마존까지 ㅣ 비즈니스 코믹 시리즈 5
미타니 고지 지음, 히다카 쇼 그림, 김은혜 옮김, 호시이 히로부미 시나리오 / 비씽크(BeThink)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만화로 본 경영사라고 하겠습니다. 일본 경영전략 권위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14세기 르네상스 메디치가의 사례부터 21세기 스타트업 사례까지 총 200개 기업과 140여명의 기업가 이야기를 모두 70가지 비즈니스 모델로 정리했습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메디치가에서 아마존까지 부분만 나누어 1권으로, 스타트업에서 지적재산권 전쟁까지의 2권으로 이렇게 2권으로 나누어서 번역된 책입니다.
역사학자인 E. H. 카아는 과거에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면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 된다고 주장했죠. 저자는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의 역사에서도 반복되는 패턴 같은 것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으로 비즈니스의 역사에서 어느 정도 정형화되고 반복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정리했습니다.
이 책은 서장을 포함해서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서장과 1장에서는 비즈니스가 '어떤 가치를 어딘가에서 조달하고 창조해 누군가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것'이라면 그 요소를 모두 조합한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존 전략 프레임워크를 확장한' 개념으로 보고 비즈니스 환경의 다양화, 복잡화, 네트워크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2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초창기 사례를 다루는데, 대도시형 할인점을 탄생시킨 K마트와 중산층을 대상으로 원스톱 쇼핑을 가능하게 한 메이시스 백화점,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끈 포드 등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특히 저자는 이 무렵 탄생한 역사상 주목할 만한 비즈니스로 질레트의 '갈아 끼우는 날'을 꼽는데, 이를 단순한 면도기 발명이 아닌 수익구조 자체를 바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라고 강조합니다.
필라델피아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 CBS를 세계적인 방송국 네트워크로 키워낸 페일리의 경우도 흥미롭습니다. 담배회사의 부사장이었던 그는 광고 캠페인이 큰 성공을 거두자 당시 라디오 방송부근 주요 방송국에서 방송을 사들여 내보내는 식의 영업을 했던 라디오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는 스폰서 방송을 일정한 시간에 나가게 해주는 조건으로 CBS에서 자체 제작한 방송을 공짜로 쓰도록 허가합니다. 이 방법이 통해서 CBS는 미디어가 광고료만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광고 모델'로 증명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고 합니다.
3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혁기 사례를 다루는데, 소프트웨어와 주변 장치를 다른 기업의 제품과 호환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컴퓨터를 개발해 메인 프레임 시장을 제압한 IBM의 사례를 컴퓨터 업계에 '수평분업 모델'을 최초로 퍼트린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정작 이로 인해 돈을 번 것은 IBM이 아니라 IBM 컴퓨터의 프로세서였던 인텔과 운영체제였던 마이크로소프트였죠. 결국 IBM은 여러 컴퓨터 벤처 기업의 탄생에 씨를 뿌렸지만 결과적으로 자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정의 됩니다.
마지막 4장은 세기말이자 IT 창조기인 1991~2001년도를 다룹니다. 1990년대 초반에 인터넷의 발명으로 비즈니스 산업은 ‘속도의 전쟁’ 시대로 넘어가게 됩니다. 당시에는 누가 먼저 역발상 전략을 실현하느냐가 관건이었으나,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사업 모델 중에서 살아남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고 또다시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인터넷의 입구가 되는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단숨에 선두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독특한 전략의 구글(우수한 검색 서비스 제공)과 페이스북(인맥 연결)에 밀리게 된 야후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캐릭터가 살아있는 재미있는 만화라서 정말 재미있게 읽어가면서 세계 경영학사를 단번에 읽어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