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세계 : 세상 별별 춤을 찾아 떠나는 여행 - 2020 세종도서 인문 선정도서
허유미 지음 / 브릭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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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세계라는 이 책의 제목은 의미심장한 제목입니다. 세계가 춤을 춘다는 의미이면서, 오랜 세월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한 저자가 춤으로 풀어낸 세계 여행이라는 아주 독특한 내용을 함축 하고 있습니다.

 

주류 무용계’라고 할 수 있는 직업무용단이나 대학에서 활동하지 않은 ‘비주류’ 안무가였기에 여행 다닐 시간을 틈틈이 낼 수 있었다는 저자는 자신의 20여 년 간의 여행의 기록 위에 다채로운 지구촌의 ‘별별 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알바니아의 발랴로부터 시작해서 발리 전통춤, 경남 고성의 고성오광대, 아일랜드 아이리쉬 전통춤, 조지아 국립무용단 수키쉬빌리 등 세계 10개국에서 만난 춤 11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단지 춤만이 아닌 그 춤을 추는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도 흥미롭게 전개됩니니다.

 

저자는 춤을 통해 그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6번 글인 ‘중국, 프로파간다 발레 - 정치 제도는 춤의 형식에 어떻게 관여하는가’에서는 ‘양판희’라고 하는 문화혁명 시기 마오쩌둥과 부인 장칭이 혁명 모범작품으로 지정한 경극, 교향곡, 발레 여덟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 시기의 중국은 글을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서사성이 높다는 점에서 발레를 선전선동의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기존 발레의 내러티브, 형식적 요소는 따라가지만 춤사위와 캐릭터는 발레의 규범을 깨는 파격적인 중국의 프로파간다 발레 작품을 통해서, 가장 부르주아 예술 장르에 가까운 발레가 어떻게 중국에서 프로파간다를 위한 장르로 거듭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여행기답게 풍부한 자료 사진들이 실려 있습니다. 주로 춤에 대한 사진들이지만 그 지역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책장 곳곳에 주석처럼 달린 56개의 QR코드입니다. 책을 읽다가 이 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해당 페이지에 등장한 춤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배려되어 있어서 글로만 춤을 읽어 내려가지 않고 생생하게 그 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합니다.

 

저자는 머리말에 좀 더 보편적인 시각에서 세상 별별 춤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는 노력을 이어가고 싶고, 그것은 결국 세계를 폭넓게 인식하는 일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라며, 춤은 어려운 예술이 아니며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요즘 여행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춤과 여행을 결부시킨 책은 처음 보는 듯합니다. 춤에 대한 관심과 그 나라의 여행을 함께할 수 있는 독특하고 멋진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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