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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빼앗긴 세계 - 거대 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가
프랭클린 포어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반비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요즘 우리의 일상에 대한 것입니다. 업무를 하거나 과제를 하는 외에도 날씨나 뉴스를 보거나 하는 우리의 기본 일상들이 거의 모두 검색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검색은 구글이나 네이버 등 특정 검색엔진에 의해서 독점이 되어 있고 그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간과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가 간과해왔던 그러한 현실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일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고 페이스북에서 친목을 다지며 구글을 정보를 얻는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테크 기업’이 만들어낼 부작용을 지적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테크 기업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을 편의성에 중독시키고, 불안정하고 편협하고 오류투성이인 문화에 익숙하게 만들고 나아가 개인의 사유, 자유적인 사고 고독한 성찰의 시간을 빼앗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테크 기업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추구해온 자유주의적 가치, 즉 지적재산권과 프라이버시 등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악의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어떤 기업들보다 이상주의적인 어조와 낙관주의적인 비전에 근거해 활동하고 있어서, 자신이 늘어놓는 궤변과 가식에 스스로 속아 자신들이 만드는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 등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은 효율성을 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 이윤을 높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아마존은 고객에게 전에 본 적이 있을 법한 책을 추천하지만, 넷플릭스는 본 적 없는 영화를 추천하는데, 왜냐하면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덜 알려진 영화를 스트리밍할 때 더 큰 이윤을 남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들은 인류를 자신들이 바라는 그림대로 바꿔놓고 있으며, 그에 따라 거대한 획일주의나 순응적 사고라는 폐해가 남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결국 알고리듬이 유도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인간은 스스로 사고할 시간과 능력을 잃고 있으며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을 빼앗긴 세계'에 살게 된다는 것이죠.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 기술 기업들의 독점이 빚어낸 결과를 곰곰이 따져보고 인간의 앞날을 결정하는 데 있어 우리 스스로의 역할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에 의해서 일자리나 상품이 독과점화 되어 사실상 그들에게 물질적으로 종속된 지 오래됐습니다. 그런데 네이버나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이라는 엄청난 발명품이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지만, 이제 정신적으로도 종속될 수 있는 부작용도 남기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