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 경제 선언 -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
쓰루미 와타루 지음, 유나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가장 뜨는 단어 중 하나가 ‘공유’입니다. 국내에서는 금지되었지만 ‘우버’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교통수단이 되었고, ‘에어비앤비’ 역시 널리 활용되는 숙박 공유 서비스의 상징입니다. 이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자전거나 의류 등 유형의 제품뿐 아니라, 노동력, 데이터, 지식 등 무형의 품목까지 전방위적 공유 경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공유 경제의 성장은 모든 것이 풍족하게 넘쳐나는 시대에 염증을 느낀 현대인들이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고 소비에 흥미를 잃게 되면서 시작되었지만 공유 경제는 점차 본질이 변색되며 공유를 가장한 자본주의의 신종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자는 진정한 공유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제 행위에 ‘공유’나 ‘증여’의 정신이 실제로 깃들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부의 증식을 위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경제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에 대한 실천으로 저자 쓰루미 와타루는 이 책을 통해서 ‘무전 경제’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최소한의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이웃과 선물 주고받기, 불용품 나눔 장터나 사이트 활용하기, 기부를 통한 나눔 활동, 카풀·히치하이크 활용하기, 인터넷상의 무료 공유물 사용하기, 정원 등 사적 공간 오픈하기, 버려지는 물건 재활용하기, 상호 부조를 통한 도움 주기, 국가에서 시행하는 공공 서비스 활용하기, 식용 작물 재배하기,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돈 없이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우리 사회 속에 공유와 증여를 기반으로 한 무료 생활권을 형성하고 그것을 넓혀나가자는 저자의 이러한 결론은 <국부론>을 쓴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전제한 인간의 ‘이기심’보다는 존 내쉬가 말한 ‘공동의 이익의 우선적 추구’가 더 적합하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고 보겠습니다.

 

또 저자의 주장은 수십 년 전에 마르셀 모스가 주창한 포틀래치 경제를 현실화시키는 듯합니다. 현대 대량소비체제가 언젠가는 한계를 맞을 것이 분명한 만큼 이러한 시도가 신선하면서도 미래 대안 소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일반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시도 자체에는 경의를 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