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세계작가들 1 - 세계의 책 속에 피어난 한국 근현대 한국을 사랑한 세계작가들 1
최종고 지음 / 와이겔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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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35명의 작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모두 근대 한국에 대해서 글을 쓴 외국인들입니다. 과거 한국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던 외국의 작가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서 소개해 주는 책이라니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특히 이 책에는 생생한 자료들 속에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 과거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한국문화의 위상이 높아졌는데, 세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한국문화를 과연 얼마나 담아냈을까?” “세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한국문화를 과연 얼마나 담아냈을까?” 서울법대에서 33년간 법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았으며, 여생을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고민이 그를 도서관으로 이끌었고 곧 한국을 작품화한 외국작가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음을 알게 되어 놀랐다고 합니다. 그는 “우리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데 급급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세계의 명저들 속에 담겨 있는 우리 문화를 찾는 데는 소홀했는지도 모른다고 하며 자신이 찾아낸 작가들을 한 명씩 소개해 나갑니다.

 

이 책의 제일 앞에 나오는 외국인 작가는 구한말의 조선을 생생히 소개한 영국의 여성 여행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입니다. 아마도 개화기의 한국을 알려면 그녀의 책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1898)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대표적 기행문집인 이 책에는 19세기 조선의 풍물, 종교, 기생민요, 서민 생활, 궁중의 모습, 여성의 지위 등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음에는 한국이름 ‘덕니’(德尼)로 알려진 개화기의 미국인이자 조선이 독립국임을 주장한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와 아내 게르트루드 데니가 소개됩니다. 청나라의 소개로 뮐렌도르프의 후임자로서 고종황제의 외교고문이 된 그는 청나라의 조선 내정 간섭에 반대하고 위안스카이의 횡포를 비난했습니다. 더 나아가 1887년 수호각국(修好各國)에 조선정부가 외교사절을 파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1888년 한러수호통상조약을 주선해 한국 대표의 한 사람으로 조약 문서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에 애정이 강했던 그는 서양인으로서는 최초로 한국이 중국에서 독립한 나라라고 주장했으며 그러한 주장을 『청한론』이라는 책에 담아내었습니다.

 

또 한 명 눈에 띄는 작가는 한국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제임스 스카스 게일(1863~1937)입니다. 1888년에 25살의 나이로 조선에 들어와 40년 가까이 살았던 그는 조선에 살며 최초의 한영사전을 공동으로 집필했고, 『구운몽』 『심청전』 『춘향전』을 비롯해 청파 이륙의 「청파극담」과 수촌 임방의 『천예록』을 영문으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또 단군부터 고종까지의 한국사를 집필하기도 했고, 1985년에는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을 한글로 최초 번역하고, 개신교 성경의 ‘God’을 ‘하나님’으로 번역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합니다.

 

그는 조선에서 살았던 초기 8년 동안 12번이나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며 당시 조선의 모습을 한 권의 책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1898)에 담았는데 이 책은 서방 세계에 조선을 처음 소개한 책으로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 초판본이 전시돼 있으며 한국어판도 출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외국 작가들이 밀도있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국의 치열한 독립운동에 대해서 밀도있게 취재한 <아리랑>을 쓴 님 웨일스가 빠져 있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2권 모두 70명으로 기획된 책이라니 2권에는 들어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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