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BOUT H :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최인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2018년 한국인이 가장 행복했던 날은 언제였을까요? 대한민국 어떤 지역에 사는 사람이 제일 행복감을 느끼고 있으며, 국가적인 이벤트는 국민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렇게 정답 없는 질문처럼 여겨지는 이들 문제를 깊숙하게 파고든 보고서가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에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카카오가 만든 플랫폼 카카오 같이가치와 함께 진행한 ‘대국민 행복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가 담겨 있습니다.
2017년 9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그동안 150만 명 넘는 한국인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300만 건 넘는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조사는 카카오에서 만든 온라인 플랫폼 ‘마음날씨’를 통해 진행됐는데, 이용자들은 언제든지 이 플랫폼에 접속해 자신의 기분을 입력했습니다. 한국인이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안녕지수’(이하 10점 만점)라는 이름으로 계량화돼 차곡차곡 쌓였던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8명 그 결과를 풀어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결과는 젊은 세대의 행복도가 낮게 나타난 점이인데요. 세대에 따른 안녕지수를 보면 20대가 5.06으로 가장 낮았고 30대도 5.12에 그쳤다고 합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안녕지수가 4.98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가장 행복한 세대는 6.03을 기록한 60대 이상이었습니다.
2018년 국민들이 가장 행복했던 날은 대체휴일을 포함해 3일간 이어진 ‘황금연휴’의 첫날인 5월 5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고, 2위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 전날인 2월 24일이었다고 합니다. 올림픽 기간 안녕지수는 5.53으로 나머지 기간의 평균값(5.28)보다 월등하게 높았는데, 사회적인 분위기가 개인의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결과로 분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요일별 안녕지수인데, ‘월요병’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행복도는 월요일에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지만, 안녕지수가 가장 낮은 요일은 목요일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업무와 학업에 매달린 사람들이 목요일이 되면 ‘번아웃(burnout‧지친 상태)’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목요병’이라는 신조어의 등장을 염려해야 하는 결과라고 합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지역별 안녕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5.58)이었고, 최하위 2곳은 인천(5.21)과 서울(5.25)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거주자의 점수가 5.47로 세종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것도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후반부인 '대한민국 심리 보고서'에서는 대표적인 심리 지표인 ‘성격’, ‘자존감’, ‘물질주의’, ‘감사’, ‘사회비교’, ‘사회적 지지’라는 6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조사들이 시민들이 자유롭게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행복 수준을 기입한 결과인 만큼 프로젝트에 활용된 표본 구성이 엄밀하게 이뤄졌다고 보긴 힘들다는 지적 등 여러 가지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보려는 이러한 시도 자체가 앞으로 진정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어떤 일을 또는 어떤 정책을 펴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좋은 지침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