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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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특히 20대 청년들의 우울증 발병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2년도 5만 196명이었던 20대 우울증 진료환자 수는 2017년에 이르러 7만 5550명으로약 50% 가량이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는데이는 동기간 전체 우울증 환자 수가 15.8% 증가한 것에 비하면 20대 환자 수는 놀라울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이처럼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젊은 사람들의 우울증이 급증함에 따라 사회 분위기도 더욱 경색되고 극단적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우울증으로 통칭하지만 사실은 뇌의 기분을 조절하는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증상으로 기분 조절이 어렵고 비정상적인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를 통칭해서 기분장애라고 합니다이 기분장애는 크게 우울삽화만 나타나는우리가 보통 우울증이라 부르는 단극성 장애와 조증삽화와 우울삽화가 번갈아서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로 나눕니다여기서 삽화는 에피소드 즉 사건이라는 뜻으로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방방 뜨는 등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 및 행동에 문제가 생기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양극성 장애에는 제1형 양극성 장애와 제2형 양극성 장애로 나누어지는 데, 1형은 심각한 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번갈아 반복되고 2형은 비교적 경미한 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번갈아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사실 2형은 1994년에 미국정신의학회에서 정식 질환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지금까지 단극성 기분 장애로 알려졌던 것이 제2형 양극성장애로 판명되고 2형의 평생 유병률은 무려 5~11%에 이른다고 합니다. 2형의 발견으로 기존의 잘못되었던 처방을 수정하여 증상에 맞는 새로운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정확히 어떤 유형의 우울증인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조증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단극성 장애가 아닌가 추측됩니다저자는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와 이유 없는 집단 따돌림과 믿었던 친구의 배신은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고 거기다 타고난 허약 체질외모에 대한 열등감예민한 성격 게다가 학업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우울증이 나날이 악화됐다고 털어 놓습니다.

 

숱한 약물 치료와 심리상담을 병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몸부림 쳤다고 합니다그럼에도 괜찮은 척행복한 척 연기하며 아등바등 살아왔으며 그녀의 자존감을 갉아먹었습니다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속은 상처가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우울증을 처음 인지하고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기까지 8년간의 기록물입니다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살면서 어느 정도 겪는 고생을 '단련'이라고 말하지만과도한 고생은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전에 자신을 보살필 줄 알아야 주위의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이는 비단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민을 달고 다녔던 사람타인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 늘 외로웠던 사람, "힘내!"라는 타인의 은근한 압박에 무리하고 마음을 썼던 사람들에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입니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우울증 자가 진단 검사가 실려 있어서 이 검사를 통해서 독자 스스로 마음을 진단해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또 부록으로 우울증에 관한 심리학적 정보와 해결책을 수록해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이러한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저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우울증 환자와 좌절 중인 분들에게 힘이 되어 줄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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