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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사회 -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
홍성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2월
평점 :
요즘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서 온갖 신조어가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요즘의 비관적인 세계경기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각박한 절벽사회, 격차사회, 분노사회, 피로사회, 불안사회라는 부정적인 신조어가 이어지더니 이러한 기조의 끝판왕이라고도 할 이 책 ‘수축사회’까지 나왔습니다.
수축사회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의 전환, 과학기술의 발전, 개인이기주의라는 기초 환경의 변화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4차산업혁명과 만나면서 역사상 최고 수준의 공급과잉과 부채, 그리고 양극화를 초래하였는데, 이러한 구조적 대전환과 이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결합하면서 이제 세계가 탈출이 어려운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정치·경제·환경을 비롯한 사회 모든 영역의 기초 골격이 바뀌고 인간의 행동 규범, 사고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나타나는 사회를 가리키는 저자가 만든 신조어입니다.
증권사 신입사원으로부터 증권사 CEO까지 오른 증권맨이자 애널리스트인 저자에 따르면 사회 전체의 파이가 점점 커지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3차 산업혁명은 교통·통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지구촌을 정보화 사회로 만들었고 저금리와 유로화 출범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는 연평균 4.7%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이 정점이었던 ‘팽창사회’였다고 합니다.
팽창사회이던 20세기까지는 인구가 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민주주의가 확산하는 동안 물질적·정서적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구조적 전환과 잘못된 대응이 결합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저자는 중국이 2008년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투자자금 대부분이 부채이고 여기에 사회안전망 미비, 과잉투자 후유증으로 위험한 상황이라 가장 빠르게 수축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제일 잘 나가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초반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국에 집중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국가에서도 관련 분야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진다면 미국의 상대적 우위도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 왜 세상이 수축하기 시작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으로 저자는 먼저 앞으로 지구촌 인구 감소로 인해 수요가 축소되어 소비 중심의 경제 체계가 붕괴되며, 인구 증가를 전제로 설계된 연금 건강보험 생명보험 교육제도 사회인프라 등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둘째,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아주 빨라서 공급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고 이로 인해 전 세계가 공급과잉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AI 도입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파괴하여 중산층이 무너져 복지 부담은 커지고 소비는 줄어드는 등 양극화가 가속화 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도 연간 100조원 이상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환경오염 방지비용이 또 하나의 원인인데 이 자금을 복지나 경제성장 재원으로 쓴다면 세상은 여전히 팽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도 수축사회를 피할 수 없는데,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성장 속도가 줄어든 데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성장 속도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도압축 성장에서 갑작스럽게 저성장사회로 전환하다 보니 부의 양극화, 사회적 갈등 등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수축사회의 위기는 어떻게 돌파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저자는 수축사회라는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하며, 수축사회로의 전환은 살아가는 방식의 완전한 변화이기 때문에 수축사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과 세상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팽창사회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기심만 잘 조절하면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었으나, 수축사회에서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자신의 몫이 줄어들거나 혹은 아무것도 차지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로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수축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혁명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한국 사회가 수축사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채택해야 할 관점으로 5가지를 제시합니다. 앞에서 본 수축사회에 맞는 인식의 전환, 사회 전체를 생태계로 보는 시각에서의 대안 마련, 입체적 혁명, 미래에 대한 집중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비전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분석과 예측이 정확히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현 세계적인 상황을 돌아볼 때 수축사회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한다는 점에서는 적극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