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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송정림 지음, 채소 그림 / 꼼지락 / 2018년 11월
평점 :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 KBS 1FM ‘출발 FM과 함께’의 간판 코너였던 ‘명작에게 길을 묻다’에서 소개했던 명작들을 선별하여 엮어낸 <명작에게 길을 묻다1,2>라는 책을 통해서 이미 이름이 익숙한 작가입니다.
전작에서 저자는 90여 편이나 되는 명작들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 견뎌야 하는 이유, 사랑하는 이유, 그 사랑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 용서해야 하는 이유, 용감해야 하는 이유 등등 생의 순간순간마다 우리를 번뇌하게 하는 내 안의 의문들에 대하여 명작의 맛과 향기를 통해 대답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명작들과 그들이 다루는 삶의 질문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펴낸 이 책은 전작과는 달리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라는 제목처럼 열심히 살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우울감이 찾아오는 평범한 젊은이들을 위해 쓰였다고 합니다. 그는 ‘꿈을 좇으라’거나 ‘사랑이 최고지’ 같은 명확한 답을 내려주지는 않고 그저 옆자리에 같이 앉는다. 그리고 ‘잠시 쉬어 가도 돼’라는 말을 건네며 책 속에 쉴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장은 <오늘이 있는 이유>부터 <달 대신 네가 떠오르는 밤>, <어른이 될 시간>, <나를 웃게 하는 것들> 그리고 <흥얼거리며 계속 걸어가고 싶어>까지 각 다섯 개의 에세이로 채워져 있습니다. 시처럼 운율이 느껴지는 각 에세이는 일러스트레이터 채소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읽을수록 미소와 안타까움 그리고 따뜻한 공감이 전해져 옵니다.
에세이들 중에서 3장 <어른이 될 시간>에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지켜주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글을 담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아버지의 뒷모습」이란 글에서는 골목길을 걷는 아버지를 향해 언제나 공룡처럼 거대하고 힘센 존재일 것만 같던 당신. 그러나 더 이상 강하지도 않고라며 이야기 하는데 나이가 드시고 이제는 많이 약해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가슴 한 편이 여려 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한숨과 눈물에 시간을 내어주고 말았던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것을 찾아주고 싶다”고 이 책을 만든 동기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에세이와 그림이 조화를 이루는 이 책은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에 읽어보면 감성을 다독이며 새로운 힘을 줄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