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수련 :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 ㅣ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기 자신에게 위대한 사람은 남에게도 위대하므로, 위대한 개인은 곧 위대한 공동체 위대한 국가의 초석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런 위대한 개인을 정식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교본을 궁리하다가 위대한 개인을 발견하고 완성시키는데 도움이 될 심연-수련-정적-승화의 네 가지 단계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인간은 이 단계를 통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울 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절실한 인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인간 완성의 첫 단계인 ‘심연’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연못이자 진실한 자아를 만나기 위해 들어가야 할 마음의 연못인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생기는 고독은 자신을 위한 최고의 사치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진부한 습관에 안주하려는 과거의 나를 직시하고 응시하는 짧지만 여운이 남는 문장과 인간과 삶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 탁월한 통찰 및 고대 언어와 고전 문헌에 기반을 둔 심도 있는 해석으로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을 고백한 전작 <심연> 을 잇는 책이 바로 이 책 <수련>입니다.

고독과 성찰의 가치에 주목한 1단계의 ‘심연’을 지나 두 번째 단계인 수련은 미래의 나를 그리며 오늘의 나를 전폭적으로 변화시키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무엇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입니다. 즉 불필요한 생각과 말, 행동 등 우리 안에 쌓인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연습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방법 즉 나를 다스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총4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부의 주제는 직시, 유기, 추상, 패기로 각 수련의 4단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각 부에는 각 7개의 소주제로 구성이 되어 있고 그 내용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 성서, 그리스로마 신화 등의 유명한 신화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에서부터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까지 시대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깃거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이 책의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전공한 후, 다양한 고대 언어 문헌들을 연구해온 국내 유일의 고전문헌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프롤로그의 부제이기도 한 ‘하루 10분, 나를 찾는 짧고 깊은 생각’은 저자의 수련 방법이기도 하지만 아마 독자들에게도 하루 10분 이 책을 읽고 수련을 하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듯싶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21세기의 새로운 복음은 “인간은 스스로에게 별이다”라는 믿음이라고 하며 이 믿음을 지닌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위대한 자신을 조각하기 위한 다음 단계는 수련하는 나 자신을 유지시키고 인내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책의 글들을 읽고 저자가 말하는 수련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