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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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이 우주로 떠나기 전 날 밤의 상황으로부터 시작합니다이 책의 첫마디는 모든 기억을 위해 난 여기에 앉아 있어입니다그리고 모든 것을 깨끗이 지우고 다시 시작하자고 되새깁니다그리고 다음 날 우주로 발사되어 올라갑니다.

 

이 책은 소제목들이 ‘7월 30일 맑고 쾌청한 우주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11월 30일 겨울의 문턱까지 우주로 발사된 이후 우주에서 외계인을 만나서 기억을 지우고 지구로 내려와서 벌어지는 4개월간의 여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우주도 나오고 진화된 외계인들과의 만남도 있는 등 SF 판타지 소설인지 알았지만 차음 읽어가면서 특히 지구에 내려온 이후부터는 그가 영화 트루먼쇼에 나온 트루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리는 과정이 나오는 경박한 현실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한 소설이 되어 갑니다.

 

저자는 어느 인터뷰에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지원하여 졸업하게 된 이유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것이고 딱히 소설가를 꿈꾼 적은 없었다고 답변하였습니다소설을 별로 읽지도 않았고 소설을 쓰는 사람이 꼭 소설을 많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어떻게 보면 소설가가 되는 것에 대해서 큰 미련이 없는 듯 인터뷰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간결한 시적인 문체입니다대부분의 문장들이 책의 한 줄을 넘기지 않습니다. ‘~ 열려 있고.’, ‘~ 계단을 내려 갔어처럼 그냥 운문 같은 산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쉽게 읽어 내려 갈 수 있었지만 내용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혹자는 이러한 문체를 태화투 또는 힙합체라고도 부르기도 하던데 작가의 실험정신과 창의력 그리고 비판의식이 대단한 책으로 보입니다그래서인지 이 책은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참고로 심사위원단은 이 책이 날렵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우주가 아니라 지구 혹은 우리를 둘러싼 혼란스러운 현실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면서 어깨에 힘을 빼고 어떤 도 잡지 않으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대중미디어시대의 구조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성찰했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힌바 있습니다이처럼 새로운 독창적이면서 시사적이고 풍자적인 소설로 빠르게 읽어 내려간 간만에 아주 재미있는 국내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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