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행동만이 삶을 바꾼다 - 내 안의 굴레를 깨부수고 판을 갈아엎는 ‘자기창조’의 철학
개리 비숍 지음, 정지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총평

우린 상처받은 게 아니라고 한다.

의미라는 놈에게 삶을 통째로 내줬을 뿐이라고.

​

개리 비숍의 『오직 행동만이 삶을 바꾼다』는 첫 장부터 독설이다. 옆에서 욕하듯 내 착각을 깨뜨린다. 나를 짓누르는 건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내가 얹은 의미다. 방금 떠올린 생각과 감정마저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

물음표로 다가와서 느낌표로 끝나는 책이다.

​

가다머와 후설은 잘 모르겠다. 하이데거의 사상은 분명히 느껴졌다. 우린 인간이기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감각 위에 실용 철학을 세운 책이다.

​

핵심은 무결성이다. 하겠다고 말한 것을, 약속한 시간에, 아는 최선의 방식으로 해내는 태도. 이 문장에서 이지영 강사가 들려준 '세븐일레븐' 선배가 떠올랐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서울대 선배. 사법고시 1차에서 100점 만점에 98점을 받았고, 커트라인은 80~82점이었다. 언행일치는 누구나 아는 말인데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뱉은 말만 제대로 실행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공자가 말을 먼저 내뱉는 걸 조심하라고 한 이유도 알 것 같았다.

​

비범한 사람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다. 자기가 뱉은 말을 무겁게 대하고, 반드시 몸을 움직일 뿐이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은 자신과 맺은 약속을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느냐에서 나온다. 내가 내게 한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스스로를 하찮게 취급하는 셈이다.

​

'지금'은 '언제'가 아니라 '어디'라는 말에 소름이 돋았다. 거기는 없고 여기만 있다. 흘러간 그때도, 오지 않은 그때도 없다. 결단하기에 지금보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고 책은 몰아붙인다.

​

'삶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겪어야 할 경험이다.' 이 문장에서는 『싯다르타』가 겹쳤다. 우리가 제자리걸음인 이유도 같은 데 있다. 인생을 살지 않고 자꾸 해결하려 들기 때문이다. 문제를 뜯어고치는 데 혈안이 되어 창조와 모험은 엄두도 못 내고, 삶은 쳇바퀴처럼 돈다. 무서웠다.

​

읽는 내내 한 생각이 따라붙었다.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라는 생각. 사람은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대로 산다. 언어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지까지 정한다. 쉽게 말하는 데만 애써왔는데, 이제는 시적으로 바라보며 언어를 바꿔보고 싶어졌다.

​

개리 비숍은 창조하라고 외친다. 내게 먼저 필요한 건 세탁비누 같은 언어였다. 정화력을 지닌 언어. 틈만 나면 지난 일을 곱씹고, 의미를 덧대고 있으니까. 사람으로 산다는 건 때를 묻히는 일이다. 때는 처음 묻을 때만 눈에 띈다. 그다음부터는 오염의 두려움이 '내가 오염되어 있다'는 의식마저 오염시킨다. 비누는 새것으로 바꿔 입히는 도구가 아니다. 본연의 빛을 캐내는 연장선이다.

​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개리 비숍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그냥 좀 해!!"

인상 깊은 구절

당신이 맞서야 할 진짜 적은 다름 아닌 당신이 지어낸 이야기다. p95

​

언어는 앞에서 끄는 말이고, 행동은 고삐를 쥔 마부이며, 감정은 그 뒤를 따르는 수레다. 말과 수레의 앞뒤 순서가 뒤바뀌면, 인생의 빛나는 가능성도 영영 궤도를 이탈한다. p225

​

사르트르의 말처럼 마침내 허울을 벗어던지고 기꺼이 무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마주한다. 끝없이 의미만 좇으며 꽉 쥐고 있던 두 손을 아주 잠시라도 놓아 보라. 그리고 이 거대한 우주의 텅 빈 상태를 찰나만이라도 똑바로 직시하라. p3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