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끄면 마음이 이상하게 비어 있다.
방금까지 웃고 있었는데.
피곤해서일까. 의지가 약해서일까.
어느 책에서 전혀 다른 설명을 만났다.
■ 30분이 1시간이 되는 밤
자기 전에 인스타그램이나 쇼츠를 연다.
30분만 보자고 마음먹는다.
정신을 차리면 1시간이 훌쩍 넘어 있다.
이상한 건 그다음이다. 시리즈나 영화를 틀어도 재미가 없다. 보고 나면 공허함이 올라온다.
■ 머리가 팝콘처럼 터지는 순간
쇼츠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알고리즘으로 골라 계속 붙잡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고, 더 자극적이고 더 웃긴 영상을 찾게 해서 나를 더 오래 머물게 한다. 머리가 팝콘처럼 터지고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되는 과정을 『브레인 미라클 댄싱』을 읽으며 다시 깨달았다.
잠언의 지혜에 뇌과학과 철학, 인문학을 얹어 31일 동안 하루 한 편씩 따라가도록 만든 책이다. 처음엔 어렵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읽을수록 제목이 왜 브레인 미라클 댄싱인지 알게 된다. 읽고 방치해 두는 자기계발서와는 결이 다르다. 스스로 뇌를 다시 설계하도록 리셋하는 방법을 건네고, 그 방법이 다음 장을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 꿀은 달다, 문제는 그다음
책에는 잠언 5장의 꿀과 칼 이야기가 나온다. 입술에서는 꿀이 떨어지듯 달지만 끝은 쑥처럼 쓰고 두 날 가진 칼처럼 날카롭다는 구절이다. 책은 이 구절을 쇼츠와 릴스의 구조에 대어 본다.
힘들이지 않고 얻는 자극에 익숙해진 뇌는 평범한 하루의 만족을 점점 덜 느낄 수 있고, 화면을 끈 뒤의 공허함이나 무기력도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닐 수 있다고 책은 짚는다.
시리즈가 재미없어지던 밤과 모양이 닮아 있었다. 내 경우에 꼭 들어맞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5분 침묵이 2시간보다 어렵다
책이 내미는 처방은 세 가지다. 지루한 책 한 권 펴기, 숨이 차오르는 운동, 침묵 속에 5분 앉아 있기. 당장의 재미를 줄이고 늦게 오는 보상 쪽으로 몸을 돌리라는 주문이다.
1시간도 2시간도 쇼츠 앞에서는 쉽게 흘러간다. 침묵 5분은 왜 그보다 어려울까. 이 질문 앞에서 한참 고민했다.
■ 이미 한 번 배운 호흡이었다
예전에 힐링캠프에 간 적이 있다. 강사는 기분 좋아지는 호흡만 반복해도 정신과 몸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했다.
코 앞에 기계를 대고 숨을 쉬면 컴퓨터 화면의 풍경 그림에 색이 하나씩 차오르기 시작했다. 호흡을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해서 올바른 호흡법을 알려 주던 시간이었다.
책의 리셋 의식 대목을 읽다 보니 그때 배운 바로 그 호흡이 나왔다.
4초간 들이쉬고.
7초간 멈추고.
8초간 천천히 내쉰다.
잊고 있던 호흡법을 책에서 되찾았다. 책은 31일의 시작을 스마트폰에서 잠시 벗어나 호흡에 집중하는 리셋 의식으로 연다.
■ 머리에서 심장까지, 30cm
"지혜는 머리에 쌓일 때 정보가 되지만, 마음에 들어갈 때 삶이 된다."
호흡법은 이미 한 번 배웠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다는 사실과 몸이 기억하는 일 사이에 30cm가 놓여 있었다. 그 거리는 해 보고, 잊고, 다시 해 보는 반복으로 줄어든다.
■ 오늘 밤 해 볼 한 가지
틈틈이 연습해 보려 한다. 폰을 열기 전에, 불을 끄기 전에. 손이 먼저 움직이는 자리에 호흡을 끼워 넣는 것이다.
책은 하루에 하나씩 읽고 생각하도록 짜여 있다. 오늘 밤은 그 첫 입구, 호흡 하나만 해 본다.
■ 오늘 밤, 이 질문 하나만
30분만 보자던 밤, 몇 시에 화면을 OFF 했나?
5분 침묵과 1시간 쇼츠, 지금 어느 쪽이 더 쉬운가?
오늘 밤 폰을 열기 전에 숨을 한 번 고르고 시작해 보면 어떨까?
숨 한 번.
들이마시고 4초, 숨 참고 7초, 숨을 분다 8초.
거기서부터다.
■ 『브레인 미라클 댄싱(BRAIN MIRACLE DANCING)』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스마트폰과 짧은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고 느끼는 분
·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분
· 자신의 습관과 생활을 한 번 돌아보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