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분의 삶 -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에게
나태주.김정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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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그컴퍼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갑자기 떠오른 신선인 줄 알았던 '시인 나태주'

무명이 길었고, 협회를 다녀오면 집에서 화를 내던 인간적인 모습도 엿보이는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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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가 아닌,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인간적인 모습들이 가득 담긴 책.

나태주 시인 삶이 녹아 있는 답변들 속에서 나만의 해답을 찾게 되는 감사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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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게도 좋은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인상 깊은 구절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 묻지 말라 그것은 인생에 대한 모독이다. 정이나 묻고 싶으면 어떻게 살았느냐 물어보라. 더 나아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았느냐 그리 물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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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저주받은 마이너'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서 내가 즐거움을 찾고 버티면, 어느 순간 그것은 나만의 메이저가 됩니다.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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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라."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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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하되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검소하되 나를 향한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p253

총평

책 표지를 쉽게 못 넘기겠다. 유화처럼 짙은 앞표지, 그런데 손끝에 닿는 질감은 거칠다. 만지고 싶어서 넘기게 되는 책. 나태주 인터뷰 산문집 『일인분의 삶』과의 첫 만남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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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태주와 그의 말을 받아 적은 편집자 김정민.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에게 뜻밖의 숙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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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이 종이가 닿도록 읽었다던 절판된 『인도방랑』을 중고로 구해 읽었다.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도 사서 밑줄을 그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은 옮겨 적어 두고 틈날 때마다 꺼내 읽었지만, 정작 나태주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한 편과 '나답게 살라'는 말만 머릿속을 맴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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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달랐다. 김정민 에디터의 질문 하나하나가 정확했다. 좋아하는 작가의 강연에 가도 질의응답 시간엔 늘 아쉬움이 남는데, 이 책은 그 아쉬움을 대신 채워줬다. 어른이 되어가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도 모르던 내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질문과 답이 이어졌고, 마지막 장이 다가오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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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자신의 일인분을 묵묵히 살아내며 웃는 사람의 말이 그 순간을 지나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두고두고 꺼내 읽으며 내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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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을 이렇게 공감 가게 쓸 수 있구나 싶었다. 연습 없는 성공은 없다는 것. 좋아하는 것이 소중한 까닭은, 결국 거기에 쏟은 시간 때문이다. 문장을 하나씩 읽을 때마다 눈이 보석을 알아보고, 그 빛을 되받아 내 눈도 조금씩 반짝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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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답은 결국 내가 찾게 된다. 그 과정이 즐겁다. 중간중간 실린 나태주의 시와 해설도 낯설게 다가왔다. 예전엔 시만 읽었지만, 이번엔 해설을 통해 시인의 태도와 방향, 의지까지 보였다. 안 보이던 것이 보이니 시가 다시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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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시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부터 펼쳐보길 바란다.

책이 던지는 질문

어느 정도 그릇이 채워졌다면, 흘러넘치는 물을 다른 잔에 나누어 줄 줄도 알아야 합니다. p151

기버가 돼라 한다. 나누며 살라 한다. 베풂, 희생, 양보, 결이 비슷한 말들이 자꾸 겹쳐진다.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 하나로 손해를 떠안고 있는 건 아닌지, 이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게 된다.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한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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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사랑해야 한다. 나부터 챙겨야 한다. 내가 먼저 서야 남을 도울 자격도 생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릇을 채우는 일이 먼저고, 거기서 흘러넘치는 무언가가 생기면 그때 지인이나 주변을 도우면 될 일이다.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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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나누지 않는다. 나를 아낀다. 그러다 보면 없어도 되는 것들이 자연히 보인다. 혹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칠 때, 그때 나누는 것. 나태주 시인이 말한 유호덕이 아마 그런 뜻일 것이다. 떼어주는 것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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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이타'를 다시 떠올린다. 나를 이롭게 한다. 그 바탕 위에서 남도 함께 이롭게 하는 것, 그것이 자리이타다. '나'라는 존재와 '타인'이라는 존재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도 이제야 이해가 간다.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타인이 없다면 그게 다 무슨 의미인가. 결국 둘 다 있어야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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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그 마음으로 나누며 사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가진 것 중 흘러넘치는 것이 있다면, 그건 기꺼이 나눈다. 그릇을 먼저 채우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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