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 하기의 기술 - 꼭 해야 할 일만 하는 과학적 업무 습관
나카무라 가즈야 지음, 김수빈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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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도서만 신청하여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줄 요약

"빨리, 많이, 완벽하게" 하려던 습관을 내려놓는 게, 일에서도 리더십에서도 결국 같은 답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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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줄여야 여유가 생기고, 불안을 퍼뜨리지 않아야 팀이 자란다.



인상 깊은 구절

반복 확인만으로는 예방할 수 없는 의사소통 오류도 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반복 확인과 함께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그 방법은 바로 '확인 질문'이다. p208

총평

일을 잘한다는 착각, 나도 속았다.​

빨리하면 유능한 거라 믿었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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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 하기의 기술≫을 읽으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나카무라 가즈야는 일 처리 속도를 높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일 자체를 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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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사회복지사 20년 차. 빈 시간이 보이면 못 참고 뭔가로 채웠다. 어느 날은 화장실 갈 타이밍마저 아까워하면서 9시간을 꼬박 앉아 이 일 저 일 처리하다 퇴근했다.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오늘 뭘 한 거지? 성과는 딱히 없었다. 그냥 앉아만 있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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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걸 정확히 짚는다. 아무 성과도 못 내는 사람이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한다. 반박하고 싶었는데 못 했다. 내 얘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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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바쁠까

한국은 근로시간이 해마다 줄고 있다. OECD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길지도 않다. 그런데도 다들 바쁘다고 아우성이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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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너무 많아서다. 투자(주식, 금테크, 환율), 자기계발, 육아, 운동, 독서, 부업, SNS, 유튜브. 선택지가 넘쳐나니 그중 뭘 고를지 정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지친다. 결정피로다. 빈틈만 보이면 뭐라도 밀어 넣는 습관, 그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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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높인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이 문장 앞에서 한참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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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냐 시간이냐

저자는 묻는다. 돈과 시간, 뭘 택할 거냐고. 가난한 사람은 돈을, 부자는 시간을 고른다고 한다.

나는 월급쟁이다. 시간을 녹여 돈을 버는 구조 안에 산다. 이 문장을 읽고 뜨끔했던 이유는, 정작 내가 시간보다 성과와 처리 속도를 자랑스러워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빨리 끝내는 게 능력이라 믿었는데, 저자는 그게 함정이라고 말한다. 빨리 끝내봤자 남는 시간에 또 다른 일이 채워질 뿐이다. 나만 몰랐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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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넘기지 못하는 병

이 책에서 가장 뜨끔했던 대목은 따로 있다. 공을 받으면 남에게 넘겨라. 스스로 공을 늘리지 말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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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게 제일 안 된다. 회의에서 누가 새 업무 얘기를 꺼내면 손이 먼저 나간다. "제가 할게요." 습관처럼 나온다. 왜 그럴까 곱씹어 봤다. 신뢰의 문제인가, 아니면 내가 더 잘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인가. 어쩌면 맡기고 뒤처리하는 게 더 피곤할 것 같아서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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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거, 결국 내가 일을 만들어낸 거였다. 넘길 수 있는 일을 넘겨야 직원도 크고, 나도 숨 쉴 틈이 생긴다. 창의적인 일은 그 틈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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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는 일 리스트

저자가 인간관계까지 정리 대상으로 삼는 대목이 흥미로웠다. 인간관계로 고민하지 않기로 결심하니 오히려 고민이 풀렸다고 한다. '하지 않는 것'을 정해두면 잡생각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책을 덮고 나만의 리스트를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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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고민하기

일정 빽빽하게 채우기

멀티태스킹

질 나쁜 기름 먹기

밤 8시 이후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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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놓고 보니 별거 아닌데, 이걸 글로 써서 눈앞에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생각은 머릿속에만 두면 정리가 안 된다. 말로 뱉거나 글로 써야 비로소 형태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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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리 방법, 그리고 바퀴를 다시 만들지 않기

저자는 매일 할 일을 세 가지로 압축하는 '픽 쓰리', 여섯 가지로 잡는 '아이비 리 방법'을 소개한다. 작업 전환 횟수가 적을수록 좋다는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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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우리 사무실 얘기가 떠올랐다. 서류 간소화하겠다고 만든 양식이 오히려 더 챙길 게 많아진 경험, 다들 있지 않나. 큰 바퀴 하나 만들어놓고선 비슷비슷한 작은 바퀴를 계속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저자는 여기서 AI 얘기를 꺼낸다. 반복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사고를 확장하는 데 써야 한다고.

결국 남는 건 숨 내쉬고, 깊이 들이쉬고, 다시 내쉰다. 3분에서 5분, 그거면 머릿속이 비워진다고 한다. 저자가 마음챙김을 소개하는 방식은 간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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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처리가 빠르다고 개인 시간이 늘어난 적은 없었다. 나도 그랬다. 결국 답은 하나다. 불필요한 생각, 번잡한 절차, 과한 연락, 안 해도 될 실수. 이 네 가지만 줄여도 할 일은 반토막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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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일하는 사람 다음엔 더 많은 일이 기다린다. 이건 이미 겪어봐서 안다. 그러니 답은 속도가 아니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넘길지 가려내는, 그 선택의 무게였다.

책이 던지는 질문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리더인가?

좋은 리더이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불안을 퍼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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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답을 냈다.

성공하는 팀의 1등 조건은 실력도 인맥도 아니었다.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리더 자리에 있으면서 이 단어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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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보면 쉬운데, 현장은 안 그렇다

구글이 꼽은 요소는 심리적 안전감, 상호 신뢰, 명확한 구조. 좋은 리더의 조건도 줄줄이 나온다. 편하게 말 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자기 한계를 인정하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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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업장도 실패해도 괜찮다, 배우면 된다 말한다. 근데 사고가 터지면 누가 놓쳤는지부터 찾는다. 나부터 그랬다. 세탁 공정에서 실수가 반복되면 입에서 먼저 "왜 또"가 나갔다. 배울 기회라 말해놓고 표정은 이미 짜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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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가 되려다 꼰대가 됐다

지시형 대신 코치형 리더가 되라는 문장을 어느 책에서 읽고 필사까지 하며 지켜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뜨끔했다. 경험 많다고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또 잘난 척"이었다. 몇 번 겪고 나니 나도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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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틀렸던 거다. 나는 늘 조언부터 던졌다. 요약하고, 공감하고, 그다음에 물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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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불안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시간은 돈이라는 계산,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나 혼자 갖고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이게 내 말투와 표정에 묻어 옆 사람한테 그대로 옮아갔다. 리더가 스트레스받으면 팀원도 똑같이 긴장한다. 이 순환을 이제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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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하늘에서 안 떨어진다

리더는 처음부터 다 잘하나?. 아니다. 리더는 만들고 키워지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리더를 경력 쌓이면 자연히 되는 자격증처럼 생각했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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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아니라 책임

리더는 권위 부리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지는 자리다. 밥벌이로만 보면 생계 수단이지만, 배움과 성장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팀이 감당 못 할 방향이면 멈춰 세우고, 맞는 방향이면 밥 먹듯이 안내하고 확인 질문하는 것.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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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할 필요 없다. 그냥 매일, 조용히, 반복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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