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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게 좋아 - 스스로 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책 ㅣ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4
양혜원 지음, 이영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게으른게 좋아 를 읽은 후
울아들의 독후활동(여섯컷으로 만화 꾸미기) 올려봅니다. ^^*]
’빨리 숙제해야 하는데’
’다음주가 시험이라 얼른 공부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만 하며 한번쯤 불안과 초조감에 시달려본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 역시 엄청난 게으름뱅이다.
아침에는 ’1분만 더’ 를 외쳐대며 그 짧은 순간에 단잠에 빠져버리고
영화 좀 싸게 보자며 조조영화 같이 보잔 친구 말엔
자고로 영화는 즐기려고 보는건데
아침부터 졸린 눈을 비벼가며 굳이 볼 필요가 있냐고
거절하는 사람 중 하나니 말이다.
청소, 설겆이, 빨래 역시 이 책의 작가처럼
미룰 수 있는만큼 최대한도로 미루기 일쑤고
은행에 가야하는 일이 생기면 미루고 미루다 더이상 미루는게 불가능해졌을때,
은행영업 종료시간이 코앞까지 와야 겨우 내 무거운 발걸음을 떼곤 한다.
왜 이렇게 뒤로 미루기만 하냐고, 무슨 그렇게 급한 일이 있냐고,
과연 그 시간에 무얼 하냐고 묻는다면 난 정말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시간이 더디 가주기만 바라며 시계만 자꾸 쳐다볼뿐
그 시간에 뭘 딱히 하는건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대신 할일을 뒤로 미룬 혹독한(?) 댓가로
긴장과 초조, 불안감이라는 아주 기분 나쁜 친구와 함께 해야하지만
내 나이 서른을 훌쩍 넘었는데도 이 나쁜 버릇을 고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주인공 은결이 역시 나와 같이 할일을 자꾸만 뒤로 미루는 게으름뱅이다,
아니 게으름뱅이였었다.
휴일이면 모처럼만에 늦잠을 즐기고 싶어하고
세수하란 엄마 말씀에
마이클 잭슨 마냥 뒷걸음질춤으로 간신히 욕실로 들어가는가하면
모둠숙제를 일요일밤까지 미루고 미루다 끝내 제대로 못해가는 바람에
모둠점수를 왕창 깎아먹곤 친구들의 눈총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그런 아이다.
이랬던 은결이가 생활 속 아주 작은 실천들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은 반친구들, 은결이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지켜보는 나까지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아주 거창한 생활계획표를 짜서 그대로 실천하도록 강요하지 않아 좋았다.
일주일동안 딱 한가지의 목표만 정해 그것만 열심히 지켜나가길,
그 한가지가 잘 지켜지면 점차 가짓수를 늘려나가도록 조언하고 있어 참 좋았다.
(부록 - 은결이처럼 게으름 탈출하기 : 꼭 기억해! 게으름 물리치는 법 中에서)
단지 일의 순서를 바꾸는 것도
게으름뱅이에서 탈출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미루고 미루다 어쩔 수 없이 하는 대신
집에 오자마자 숙제나 공부부터 마치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라고,
즉 조금 있음 숙제를 해야한단 생각에 안절부절해가며 노는 것보다
숙제나 공부 먼저 하고 실컷 논다면 부모님 잔소리도 안듣게 될테고
자기 역시 한결 맘이 편해질거라고 말이다.
노는 것과 숙제·공부하는 것, 이 두가지 일을 단지 순서만 바꾸었을뿐인데
그 효과는 엄청나다.
하지만 이 책이 자기계발동화라고 해서
나처럼 재미없는 조언을 하는건 절대 아니니 안심하시길......
교훈적인 이야기만 가득해 지루할 것 같기만 한 자기계발동화에
작가 양혜원님은 특유의 위트와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그림작가 이영림님은
변화무쌍한 은결이의 표정만으로도 쿡쿡 웃음이 나오게 만들고
우리 아이들에게 ’은결이처럼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과
나도 해낼 수 있단 자신감까지 갖게 해준다.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부록: 게으름 지수 테스트, 게으름을 물리치는 법 10가지와
게으름 탈출 요리의 자세한 레시피도 꼭 한번 직접 해볼만한 코너였다.
작은 실천이 큰 변화로 다가옴을,
조금의 귀찮음이 커다란 기쁨이 돼 다시 돌아옴을
은결이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참 좋은 책이었다.
은결이와 똑 닮은 우리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은결아. 앞으로도 죽 그렇게만 하면 돼. 은결이, 화이팅!!’ 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