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유청 지음, 무르르 그림 / 달그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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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지에서부터 제 마음을 쿵!하고 내려앉게 한 이 그림책.

<손톱>

“사고가 났어.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대.”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 이후 아빠와 덩그러니 남겨진 아이는 검정 배경 속에서 웅크려 있을 뿐입니다.
아빠는 아빠의 마음을 고치기 바쁠 거라고 이야기하는 아이.
엄마의 냄새도 흔적도 사라져가는 집 안에서 오직 엄마가 발라주었던 매니큐어만이 남아 있는데요.
야속하게도 시간이 지나며 매니큐어는 점점 지워집니다.
아빠는 지난 봄에 엄마와 함께 심었던 봉숭아로 아이 손톱에 물을 들이며 마음을 달래주지만, 물들인 손톱도 자라기 마련이죠.
아빠는 아이의 손톱을 잘라주며 “손톱이 사라진다고 마음도 사라지는 건 아니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엄마와의 추억이 남아 있는 손톱, 시간이 지나며 잘라야만 하는 손톱으로 이별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너무 공감되고 인상적이었어요.
이별을 먼저 겪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힘든 점이 장례식을 마치고 와 집에서 떠난 이의 흔적을 마주할 때라고 하더라고요.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려오는 시간인데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영원히 간직하는 일.
이 그림책을 통해 나누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림책은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받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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