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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원 인문학 - 30년 내과 전문의가 말하는 병, 치료 그리고 삶
이여민 지음 / 북드라망 / 2025년 2월
평점 :
여민샘이 두 번째 책을 내셨다.
제목은 <동네 병원 인문학> 내과를 하시면서 만났던 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푸신 책이다.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면 정말 순식간에 이야기를 나누고 처방전을 받고 나와야 하기에 물어보고 싶은 것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가 좀 그렇다.) 그런데 지인 중에 의사가 있으면 아프지 않을 때도 몸에 대해, 혹은 조금 불편한 것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듣는 이야기가 사실 생활에 유익할 때가 많다. 그런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다.
감이당, 남산강학원에서 만났을 때 첫 책을 준비하고 계셨는데 벌써 두 번째 책이다. 금강경에 대한 책보다 이 책이 더 가깝게 와닿았는데, 이는 여민샘의 생활과 완전히 밀착된 글이기 때문이리라.
갑상선에 대한 꼭지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나온다.
열 받은 몸의 평화를 회복하려면? 열을 내리려면 이전과는 다르게 '적당히' 살아야 한다. 여기서 '적당히'는 나아갈 방향은 있지만 지금 당장 꼭 그래야 한다는 집착을 부리지 않고, 내 몸의 속도가 주위 사람들과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145쪽)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언제나 지금 당장 꼭 그래야 하는 것처럼 해야하는 것으로 여겼다. 내 몸이 감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사후에 고민할 문제라 여겼다. 탈이 나면 그 때가 돌봐야 하는 때가 온 거라고 여긴 거다. 그런데, 여민샘은 그러지 말라고, 내 몸의 속도가 균형을 이루라고 조언한다. 또 병에 대한 시각도 단지 '병원에 가서 치료되면 끝'인 무엇이 아니라고 말한다.
병은 사회적 페르소나에 맞추어 너무 열심히 살아 고장 난 몸을 점검하라는 '알림 사인'이다. (중략) '갑상선'에 문제가 생긴 것은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나에게 '적당히 살아도 돼'라고 말함을 알았으면 한다. (146쪽)
참 빡빡하게 산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렇게 사는데도 뭔가 모자라다고 느끼는. 주위에서 대충 좀 살라고 하는 말도 듣기는 한다. 벌여놓은 것은 많고, 주어담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몸에 붙어버리면 그렇게 힘들지 않을텐데, 아직 붙기 전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이 뭔지 아직도 몰라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걸 따라가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뭐가 되었든 좀 속도를 줄여보자고 중얼거려 본다.
#이여민 #동네병원인문학 #북드라망 #남산강학원 #감이당
열 받은 몸의 평화를 회복하려면? 열을 내리려면 이전과는 다르게 ‘적당히‘ 살아야 한다. 여기서 ‘적당히‘는 나아갈 방향은 있지만 지금 당장 꼭 그래야 한다는 집착을 부리지 않고, 내 몸의 속도가 주위 사람들과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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