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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을 그리는 미술치료사입니다
여임경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2년 8월
평점 :
절판
난 미술치료의 영역을 경험하진 못했으나
알고 있고, 들어본 적도 많다.
한때, 진로를 미술심리치료까지 생각한 적도 있으니
과거에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면
벌써 이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만큼 나는 미술치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에세이 느낌의 책이 있어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특이하게도
한국에서 미술치료 일을 하다가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가게 된 사람이었다.
일본에는 오히려 더 심리 쪽 치료나 관련 의학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난 이 부분이 굉장히 의아했는데
스스로 속내를 잘 밝히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이유가 있는 듯하다.
미술치료사로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아무것도 없는 낯선 타지,
그것도 말도 통하지 않고, 이제까지의 커리어를
모두 두고 와야 했던 그 상실감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는 미술치료에 대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낯선 타지의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만들어낸 우울감을
스스로 극복해 내려고 무던히 노력한 모습을 보았다.
그중에서도 그림은, 작가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소통의 방식이자 스트레스 해소
감정의 표현 장치로 작용했다.
언어가 아니어도 통하는 그림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좋은지 알았다.
이 그림들을 계기로 일본에서의 미술치료도
다시 진행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했으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본인 스스로는 완전히 미술치료와 거리가 멀게
살아왔다고 했으나 그 누구보다도
미술치료를 잘 해나가려고 노력한 사람이었다.
현재 작가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부를 하는 중이고,
코로나 상황에 맞춰 온라인으로 미술치료를 하는
온라인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실제 내담자와 함께 만나야 한다는 제약을
온라인으로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미술치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그런 책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미술치료를 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이만큼 미술치료에 대해 잘 설명해 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문제가 있는 아이를 미술로 치료하는 과정,
몸은 컸지만 아직 아동 발달에서 멈춰있는,
특히 그 시기에 해결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큰 어른들.
이런 사람들을 미술치료를 통해 발달해 나가는 것을
옆에서 같이 지켜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좀 더 실생활에서, 미술치료에 대한 업무들을
가까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