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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드 ㅣ 매치드 시리즈 1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두꺼운 책임에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다 읽어버린 책이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는데 끝나버린 드라마처럼 아쉬운 느낌이 든다.
<매치드>를 소개하자면 아마존에서 '이달의 베스트북'에 선정되었고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되었다. 그리고 2012년 올해 영화화가 예정되어 있다.
3권으로 완간되지만, 한국에는 이제 1권이 갓 출간되었다. 원서로도 3권은 12월 발매예정이라니 한국에서는 내년이나 되어야 완간을 볼 듯하다.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회-직업, 결혼, 출산, 거주지, 옷, 음식, 사망-에서의 삶은 어떠할까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아마도 이 책 속에 배경인 소사이어티가 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옷은 평상복은 갈색, 작업복은 파란색, 오피셜은 흰색 등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음식은 개개인의 영양 상태에 맞추어 맞춤 배달되므로 접시의 포장을 뜯어 먹기만 하면 된다. 심지어 설거지도 필요없이 수거차가 거둬들여 간다.
17세가 되면 배우자를 정하는 매칭 파티에 나갈 수 있으며, 출산할 수 있는 나이의 상한선도 정해져 있다.
그리고 노인들은 치매가 시작되기 전인 80세 생일이 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농사를 지어도 씨 뿌리고 기르는 이, 수확하는 이, 음식으로 만드는 이가 다 다르다.
소사이어티의 사람들은 하나의 공동체로 자신에게 알맞은 일에 '분류'되어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혼자서는 절대 자급자족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소사이어티에는 오피셜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하는 일은 일반 사람들을 분류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성격, 행동 패턴, 기호 등을 분석하여 각자에게 최적의 것을 배분한다.
그것은 직업일 수도 있고 거주지일 수도 있다. 배우자도 최적의 상대를 맞추어 정해준다.
주인공 카시아는 결혼 상대자를 정하는 매칭파티 때까지만 해도 소사이어티에서 걱정 없이 사는 소녀였다.
매칭 파티에서 그녀의 매칭 상대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멋진 남자친구 젠더가 정해졌을 때도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가 받은 상대방의 정보가 담긴 매칭카드에 잰더가 아니라 카이라는 소년이 나타나면서 그녀의 운명도 바뀌고 만다.
카이는 그 사회의 일탈자로 매칭 상대가 될 수 없었지만, 그 이후로 카시아의 관심은 그에게 향하게 되고 결국 카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살아온 사회가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소사이티가 움직이는 시스템 뒤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꿈꾸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가지 못한 길, 포기했던 선택에 대해 늘 아쉬움을 가지고 산다.
이 책의 주인공이 말하듯 만약 매칭의 오류가 아니었다면 분명 젠더를 선택했을 것이고, "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카이라는 선택할 수 없는 패가 나타나면서 그녀는 그것을 자꾸 갈망하게 되었다.
카이 역시 전에는 카시아에 대해 인식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오피셜로 부터 매칭오류로 자신이 그녀의 매칭 상대로 선택되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부터 그녀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다가 사랑하게 된다.
이 오류가 어디서 기획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카시아가 카이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의도적인 정보를 흘리면서 그녀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 분명한 것은 고의적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소사이어티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은 어떤 것일까? 그들은 왜 카시아를 이런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그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다음 권이 발간되어야만 약간 해소될 듯하다.
3부 시리즈 중 첫번째 이야기인 만큼 결말은 완성되지 않고 끝난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될 예정이라니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 떠오르던 상상이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