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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평점 :
이 책은 전적으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병이 미국 정부 부처 간의 비밀 정보 공유시스템 SIPRNet(Secret Internet Protocol Router Network)의 비밀문서를 내려받아
위키리크스라는 비밀 폭로단체에 넘긴 것이 그 시작이다.
이 문서는 무려 25만 1,286건에 이르며 각국의 지도자와 고위 인사에 대한 정보, 은밀한 거래 내용 등이 담겨 있다.
2010년 11월 28일 첫 공개가 있었고, 이후 2011년 8월 31일 두 번째로 모든 문서가 공개되었다.
이 중 주한 미 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문서는 모두 1만 4,165건이다.
저자는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에 주목하여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2장 4 챕터의 제목 <'글로벌 호구'에다 '글로벌 민폐'까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내내 분통 터지고 화가 나는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어 보는 것 같다.
대한민국을 이렇게도 알뜰이 쌈 싸 먹고 발라먹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대사관이 주요 민감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각계각층의 - 심지어 청와대, 외교통상부에도 있었다 - 정보원들을 이용했으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 대선 과정 거의 정확하게 분석하는 모습, 차기 유력 대선 후보에게 미국의 요구 조건을 압박하는 과정, 아프간 파병과 쇠고기 수입 문제 해결을 위한 압력 등 미국이 철저하게 한국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과 불리한 계약을 하면서도 국민에게 굴종적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는 모습, 다른 회사가 따낸 계약에 자기 공로인 양 숟가락 얹기(자원외교), 한미 FTA 날치기 통과 등등 거의 매국노 수준이다.
대한민국 주식회사인지 대한민국 공화국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이다.
주한 대사관의 외교 문서를 보면 그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치는 친미적인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자주 국가로 보려 했던 대통령의 평가가 극과 극임을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의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한 수십만 건의 외교 전문 중에서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이라고 표현된 유일한 한 명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 p.396
미국에 친미적이라고 칭찬받는 대통령이 과연 우리나라의 주권과 국익을 위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뻔하지 않겠는가.
1999년에 나왔던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기계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인간들은 캡슐 속에서 기계들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어 진다.
그리고 캡슐 속의 인간들은 프로그램된 가상의 세계 속에서 현실인 양 꿈꾸며 살아간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영화 매트릭스의 삶과 무엇이 다른가?
권력자들이 저지르는 온갖 비리는 알지 못한 채 그들이 꾸며 보여주는 모습만 믿고 살아오지 않았는가.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진실은 정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국민을 철저히 기만하고 속여 왔음을 일깨워준다.
이제 우리 국민이 가상의 세계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래야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고, 현실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