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지 않고 통증 잡는 5분 스트레칭 - 유튜브 누적 조회수 1,300만 국민 건강지킴이 피지컬갤러리
피지컬갤러리.정유진 지음 / 피오르드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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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부터 목과 어깨가 자주 뭉치기 시작하더니 언젠가부터는 풀리지 않고 항상 뭉쳐있었다. 2년 전에는 팔이 저렸고, 조깅을 시작했더니 나았다. 올 초에는 요가 수업을 들었었는데, 요가 선생님한테 어깨가 항상 뭉쳐있다고 했더니 광배근 운동을 하면 좀 나을 수도 있다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6개월 전에 헬스장에서 광배근 운동을 배워서 매일매일 열심히 했는데, 며칠 뒤부터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목이 너무 아팠다. 그때야 병원을 찾아갔다. 알고 보니 나는 거북목이 이미 굉장히 심한 상태였는데, 그걸 모르고 '근육이 너무 없어서 힘이 없나 보다'하고 어깨를 쓰는 운동을 하니까 통증이 심해진 거였다. 그 날로 헬스장은 친구에게 양도하고 3개월 동안 도수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병원을 다니는 동안에 피지컬갤러리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외국인의 강의에 한국인 아저씨가 더빙을 한 영상이었는데, 갑자기 한국인 빡빡이 아저씨가 선글라스를 끼고 직접 영상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유튜버 본인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단어임, 대머리 비하 의도 없음) 현재 피지컬갤러리는 필라테스 강사, 스포츠 영양사, 스포츠 의학박사, 물리치료사, 운동선수, 선수 트레이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대부분 피지컬갤러리 채널의 영상을 편집한 사진과 근육의 위치를 나타내는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는 책은 아니고 본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으면 되는 내용이라 읽어보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유튜브에도 똑같은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어느 매체가 더 편한지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내가 느낀 대로 말하자면, 내가 지금 아픈 곳이 무슨 근육인지 알기 위해서는 책이 조금 더 편했다. 유튜브에는 비슷한 제목의 영상이 많아서 내 통증과 정확히 일치하는 영상을 찾기가 힘든데, 책에는 여러 근육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내 통증에 대해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는 개인적으로 책이 조금 더 편했다.

반면에 기존의 유튜브 영상이 익숙하다 보니, 책으로는 피지컬갤러리 특유의 멘트를 들을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개그코드가 조금 빠졌을 뿐, 설명이 부족하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유튜브도, 책도 모두 좋다. 거북목, 라운드 숄더 등의 장기 루틴은 효과가 나타날 만큼 오래 해본 적이 없지만... 통증 관련 스트레칭은 몇 번만 따라 해도 확실히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어딘가 아플 때마다 종종 펼쳐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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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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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을 알고 나면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은 단어가 있다. 내가 '미망인'이라는 단어의 뜻이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겨우 1년 전이다. '과부보다는 미망인이라는 표현이 낫지 않나...?'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던 내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그렇게 폭력적이고 비인격적인 단어가 과연 미망인뿐일까? 언어가 바뀌면 사회도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부터 차별적이고 비민주적인 단어 사용을 지양하고 싶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약 300쪽의 분량으로, 대통령 '각하'라는 호칭과 '대통령'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긴 뜻과 미혼/기혼/비혼의 차이, 미망인과 여교사 등 인간의 기본값을 남성으로 제한시켜버리는 단어들, (60년 전부터 이어져온) 신조어와 비속어를 둘러싼 갈등, 외래어와 심지어 북한 말의 표기법까지 정말 넓게 다룬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은 여섯 번째 경기장인 [여교사와 여성 교사의 줄다리기]와 여덟 번째 경기장인 ['요즘 애들'과 '요즘 어른들'의 줄다리기]였다. 여섯 번째 경기장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글쓴이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4~50년 전에 비하면 차별적인 단어 사용이 많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교사, 여검사 등의 표현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굳이 여성임을 명시해야 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나에게는 가장 와닿는 줄다리기였다.

여덟 번째 경기장은 잠시 쉬어가라는 듯이 신조어와 비속어, 은어를 둘러싼 갈등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글쓴이는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라는, 굳이 따지자면 기득권에 속하는 직업인데도 '60년 동안 줄곧 '요즘 애들'을 탓하는 '요즘 어른들'', '요즘 어른들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어는 현재 최악의 언어' 등의 소제목으로 촌철살인을 보여줘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라는 부제답게 단어의 사전적 뜻 자체보다는 그 단어의 발생 배경, 단어가 전제로 하고 있는 이데올로기, 집단 간의 관점 차이 등을 설명하는 데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는데, 중간중간 신문 기사 스크랩이나 통계 자료를 굉장히 많이 삽입하여 객관적인 수치를 충분히 제시한다. 지루하지 않게 금방 읽히고, 자료 조사에 정말 오랜 시간을 들인 책이라는 게 눈에 띄었다. 

세대 간, 직급 간, 성별 간의 권력 차가 언어에 얼마나 녹아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글쓴이는 언어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진짜 그런 뜻으로 쓰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예민하냐'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불편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바뀌어간다. 나 또한 앞으로도 마음 쓰고, 표현을 점검하고, 불편해할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말을 통해 생각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말은 다시 생각을 지배하게 된다. … 그래서 언어의 문제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 자체가 어렵고(너무 자연스러워서), 문제의식을 표현했을 때 거부감이 크다(자연스러움과 익숙함을 역행하는 것이어서). 따라서 익숙하게 써 오던 언어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치부해거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익숙함에 마비되기 쉬운 언어 감수성을 키우고 언어 속에 담긴 문제들을 톺아보며(※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보다)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갖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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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거짓말 - 여성은 정말 한 달에 한 번 바보가 되는가
로빈 스타인 델루카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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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때, 보건통계 과목을 수강하며 생리전증후군과 커피 섭취량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던 적이 있다. 당시 인용했던 논문에, 월경전증후군은 '학교나 직장에서의 불편이나 업무상의 능률저하, 여성의 사회참여나 활동에 큰 장애요소(1987)이자 일부 여성들의 심각한 건강문제로 야기되며 여성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회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질병(1997)'이라고 서술되어 있었다. 이러한 학술 자료들은 지금까지 '많은 여성이 한 달에 일주일 이상 감정적이고 무능한 존재가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데에 일조했다. 물론 저 문장들이 쓰여진 이후로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과연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겠지만 호르몬 신화는 여성이 비이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을 조장한다. 그 결과 우리는 무시를 당한다. 호르몬 신화는 여성이 겪는 정상적인 생물학적 변화 과정이 일종의 질병이므로 치료를 요한다는 발상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과도하고 값비싼, 때로 해롭기까지 한 '치료'를 초래한다.

 

 이 책은 크게 생리전증후군/임신/산후우울증/완경에 관한 오해와 그로 인해 여성이 실제로 받아온 피해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이 호르몬으로 인해 비이성적이고 무능해지는 시기'라는 오해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러한 통념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잘못되었다(조사 방법, 조사 대상 선정, 대조군의 유무, 결과의 해석 등 여러 방면에서)는 근거를 제시하는 데에 굉장히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참고문헌 미주 분량만 40쪽에 달한다.

 특히 내게 기억에 남는 내용은 학습의 영향을 강조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이용한 연구를 예로 들었던 부분이다. 생리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학습한 여성은 생리 주기와 관련하여 불편한 신체 증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더 크고, 생리전증후군이 있다고 '믿는' 여성은 자신이 실제로 생리전증후군을 겪는다고 '잘못 이야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시행했던 조사에서 생리전증후군의 인지 정도와 생리전증후군의 유무 사이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기에, 그 동안 나 자신도 생리전증후군을 겪고 있으며 생리가 전반적인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의심하게 되었다. 

자신의 건강을 두고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려면 여성에게는 정확한 정보와 확고한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호르몬 신화가 우리에게 행사한 지배력을 극복해야 한다.

 저자는 생식 주기에 따른 신체적/정서적 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해치는 불필요한 호르몬 치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분노와 감정 변화에 있어서 호르몬을 면죄부로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생리전증후군을 포함해 이러한 면죄부가 제공하는 혜택은 단기적인데다 크나큰 대가 또한 따르기 때문에, '호르몬 때문이야'라고 말하기보다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 감정과 입장을 표명하자. 화내도 되고, 싸워도 된다.

 나는 책에서 다루는 생리전증후군/임신/산후우울증/완경 중에서 한 가지만 경험해봤기 때문에 생리전증후군에 집중해서 서평을 썼지만, 책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네가지가 비슷하다. 그래서 연령대에 상관없이 여성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한다. 모든 사람이 사회적인 학습과 강요를 구별하고 의심할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이 조금 더 빨리 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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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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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현대인들에게 참 익숙한 술이다. 어딜 가든 살 수 있고, 독하지 않아서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익숙한 만큼, 맥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유래를 기억하며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맥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 보았다.

1부에서는 맥주의 기원과 유럽에 맥주가 확산된 계기를 다룬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에서는 와인이 고급 술이었고 맥주는 싸구려 술이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성직자들이 맥주를 빚었었고 금식 기간 동안 액체류만 허용되어 맥주로 버텼다는 내용도 놀라웠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성직자는 금욕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나도 대학교 축제 때 교내 천주교 동아리에서 주점을 연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났다.

2부에서는 유럽에서 기원한 몇 가지 맥주와, 맥주와 관련된 명소에 대해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IPA의 유래가 흥미로워서 맥주의 종류를 조금 더 자세히 다루는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챕터의 대부분이 독일의 명소에 대한 내용이어서 제목인 '유럽' 맥주 여행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꼈고, 1부에서 다뤘던 내용이 여러 번 중복돼서 챕터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부는 맥주를 유난히 좋아했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다룬다. 그러나 특별히 맥주에 관련된 에피소드라기보다는 그저 '맥주를 좋아했던 인물들의 일대기'에 가까운 내용이었다는 점이 아쉽다.

는 동안 지역마다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가 보편화 되어있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 전반에 걸쳐 오타나 비문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고, 커버를 벗긴 표지의 디자인이 많이 아쉬웠다. 깊은 인문학 서적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에 가깝다. 독일을 다녀온 사람들이 읽는다면 각각의 도시를 상상하며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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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별 사이 - 전2권 - 커플 Q&A 북 100문 100답
유민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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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자친구는 무려 15살 때 처음 만나 햇수로 12년을 알았고 10년째 연애 중이다. 그러니 상황도, 사람도 변할 수밖에.
함께한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단정 짓는 건 경험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새삼스럽지만 한 번 해 보았다!

 

커플을 위한 100가지 질문이 수록되어 있고, 목차와 프롤로그를 제외하면 55쪽 분량의 작은 책이다. 종이는 빳빳한 도화지 같은 재질로 되어 있어서 펜으로 글씨를 쓰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STEP 1은 이름, 생일, 장단점 등의 기본적인 질문들이다.
STEP 2는 두개 중 택 1 또는 YES or NO 형식으로 되어있다.
STEP 3는 첫 만남과 연애관 등에 관련된 질문들이다.
첫 번째 질문이 '처음 만난 날 아침부터 서로를 만나기 전까지의 일을 쓰기'였는데,
우리는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평범한 새 학기 첫날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기억하는 제일 오래된 기억'으로 바꿔서 썼다.

 

 

STEP 4는 신기하게 막대그래프 형태로 되어있다. 성격에 관련된 한 가지 단어(ex. 감정적임, 관심 종자, 유머감각 등)에 대해서 서로(둘 다)가 얼마나 해당하는지 표시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STEP 5는 미성년자에게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다.
STEP 6는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어려웠다.
'네가 만약 ____의 모습으로 변한다고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할거야!' 라든지, '네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나는 현실적으로 ____원까지 빌려줄 수 있어. 그 이유는 _____________'  이런 유의,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질문들이 있다.

3시간이나 걸렸지만 재미있었다. 집에서 각자 작성하고 만나서 주거나 했으면 시간에 쫓기지는 않았겠지만, 우리는 둘 다 '같이 있을 때 하길 잘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커플이든, 오래된 커플이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건 확실하다.

*남자친구의 한줄평 : 우리같은 장수커플에게는 서로가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는 추억을 다시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함께 쓰고 함께 읽어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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