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
안드레이 쿠르코프 지음, 타니아 고리시나 그림, 송민영 옮김 / 템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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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의 표지에는 고슴도치 한 마리가 울타리 너머에서 올망졸망한 눈빛으로 독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던져지는 제목이지 질문이 보입니다. 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요? 아마도 뾰족뾰족한 가시 때문이라는 답이 아이들 입에서 바로 나옵니다. 그러면 고슴도치는 쓰다듬어 주기를 바라고 있을까요? 아이들 중에 고슴도치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아이들이 있었는데요. 가시가 그렇게 뾰족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하고, 만질 수 있다고 하고, 쓰다듬는 아이들도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고슴도치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게 됩니다. 면지를 펼치니 빼곡하게 채워진 가시들이 보입니다. 손을 대면 바로 날카로운 가시에 찔릴 것 같아서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고슴도치 한 마리가 마을 길을 따라 가다가 우연히 소년이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강아지는 행복해 보여서 고슴도치는 부러워 합니다. 또 다른 집에서 소녀가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고양이는 기분이 아주 좋아 꼬리를 위로 쭈욱 올리고 가르랑댑니다. 울타리 밖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고슴도치의 마음은 조금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연결되고 싶어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쓰다듬는 다는 행위가 보여지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으로 느껴진 것일까요? 들판에서 만난 동물들도 사람과 교감을 하고 있어 보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것인지 슬픔에 잠기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없었다고 느끼지 못했던 그 쓰다듬는 행위와 연결되는 모습, 행복한 표정들이 슬픔으로 돌아와 고슴도치를 울게 만듭니다. '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 주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자신을 알아봐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서러웠던 것이었을까요. 



 


 그리고 고슴도치에게 다가와 준 작은 회색 쥐. 손수건으로 작은 고슴도치의 콧물을 닦아 줍니다. 눈물이 아니라 콧물을 닦아준다는 행위를 보면서 회색 쥐의 따뜻한 손길이 고슴도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왜 울고 있니?"라고 물어봐 주자 고슴도치는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회색 쥐가 자기도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않지만 괜찮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합니다. 그러자 고슴도치를 잠식하더 슬픔이 옅어지기 시작하는데요. 참 신기한 일이죠. 홀로 쓰다 듬음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다가 회색 쥐의 말에 마음이 놓이기 시작하니까요. 



 

  "왜 아무도 너를 쓰다듬어 주지 않아?"라는 작은 고슴도치의 질문에 회색 쥐가 어떤 대답을 할지 약간 긴장되었습니다. '쥐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라고 말해 버리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들려 온 답변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야생동물이라고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존재여서 쓰다듬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죠. 어쩌면 혐오의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했던 저의 편견이 가지고 온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슴도치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너에게는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을 너도 알아야 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뜨끔하더라구요. 고슴도치보다 더 뾰족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들이 있는지 저를 돌아보게 만든 그림책 <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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