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돌멩이야
주세페 칼리체티 지음, 노에미 볼라 그림, 김지우 옮김 / 단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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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돌멩이야]는 책이 제목과 다르게 무겁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더스트 커버는다른 크기 사른 모양과 색깔의 돌멩이들로 가득차 있다. 그 안에 보이는 개구리 한 마리와 한 아이를 찾을 수 있다. 돌멩이 위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머리 위에도 돌멩이를 올려 놓고 있는데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더스트 커버와 표지가 다를 때 뭔가 비밀을 한꺼풀 벗기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하는데, 이 책이 딱 나의 취향이었다.

 더스트 커버를 살짝 벗기면 흰 색 바탕에 잘 쌓아 올린 돌멩이가 보인다. 7개의 돌멩이를 쌓아 올려 놓았고, 제일 위의 돌멩이는 금빛 왕과을 쓰고 있다. 돌탑처럼 쌓여 있는 돌멩이들 옆에는 개미가 보고 있다. 뒤 표지에는 더스트 커버에서 나왔던 아이와 개구리가 각자 돌멩이 위에서 팔을 벌린 채로 균형 잡기를 하고 있다. 그 위쪽에 음료를 빨대로 마시는듯한 좀 커더란 돌멩이가 그려져 있다. 아이들과 같이 읽는데 자기가 마음에 드는 돌멩이를 고르기도 하고 이름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집 앞에 있는 귀여운 돌멩이를 찾아와 그림책과 함께 읽기 미션도 했는데 나름 폭발적 반응을 얻어서 뿌듯했다. 


 

 면지는 더스트 커버와 같은 디자인이다. 가지각색의 돌멩이들과 그 안에 개미, 초록 애벌레가 그려져 있다. 사람의 얼굴도 돌멩이에 그려져 있기도 하다. 면지를 넘기면 속표지 전에 다시 아이가 양 팔을 벌리고 있는데 양 팔 위에 돌멩이를 쌓아 놓았다. 혼자서 하지못했을 텐데, 개구리가 함께 했을까? 아이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무겁지 않은 것 같은데, 보기에는 힘겨울 것 같다. 속표지에는 개구리가 풀밭에 누워있다, 뭔가 편안해 보이고 하늘이나 나무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 '돌멩이야, 안녕?'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대답이 없기에 아이는 다시 질문을 한다. '왜 대답이 없어?'라는 말에도 묵묵부답인 돌멩이. 문 좀 열어달라고 하니, 들어 올 수 없다는 말과 문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돌멩이는 대답을 하지 않다가 문을 열어 달라는 부탁을 하자 말하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데, "돌멩이에 문이 어디 있어요?", "돌멩이한테 왜 묻는 거에요?"등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그림책에서 질문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머리 속에서도 질문이 샘솟기 시작한듯 했다. 그림책 속의 아이와 개구리의 자세를 따라해 보기도 하면서 움직이면서 그림책을 함께 즐기기 시작했다. 

 

 돌멩이가 대답을 하자, 더 폭풍같은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돌멩이가 대답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잠이 많은 돌멩이가 자고 있었던 것이었다. 돌멩이도 겨울잠을 자는 친구도 있고 아닌 친구도 있다고 하면서 동물들의 잠을 자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평화로워 보였다. 돌멩이와의 대화는 수 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이었다. 돌멩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음을 일단 알게 되었고, 돌멩이와 나의 공통점을 많이 찾게 되었다. 아이들도 돌멩이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했음을 읽는 중간 중간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얼마나 쉽게 판단해 버릴 때가 많은가? 편견이 가득한 안경으로 뭔가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이가 돌멩이에게 질문을 하고 돌멩이의 대답을 하나씩 읽게 될 때마다 마음에 파문이 자꾸만 일었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 홀로 판단하지 않고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꿈꾸는 돌멩이, 왕이 되는 돌멩이, 친구가 되는 돌멩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려 주는 돌멩이. 그리고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헤어짐까지. 


 

 '내 안은 나로 꽉 차서 네가 들어올 자리가 없거든.' 라고 말했던 돌멩이. 관계를 맺기 시작한 후의 돌멩이의 대답은 무엇이 되었을까? 아이와 개구리와 함께 시간과 공간과 추억이 함께 스며든 돌멩이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나는 무엇으로 채우고 싶은 것인지를 조용히 묻게 된다. 아이들과 돌멩이와 놀이를 할 수도 있고, 고학년 아이들과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질문을 많이 하게 되어 오랜만에 생각에 빠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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