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로빈 - 열네 살, 미국으로 떠난 소녀의 성장 일기
로빈 하 지음, 김선희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그래픽노블의 매력에 빠져서 여러 가지 책을 읽다가 '내 이름은 로빈'을 읽게 되었다. 아마존 아동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 미국교사 추천 도서라는 것에 내용이 더 궁금하기도 하였다. '내 이름은 로빈'은 한국에서 태어나 14살이 되던 해에 미국으로 여행을 가게 된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 소녀의 성장기이며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볼 수도 있었고, 그녀의 시선으로 한국의 여러 가지 면을 조금 떨어져서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인종차별, 가부장적인 태도, 미혼모에 대핸 편견, 아메리칸 드림 등 여러 가지를 한 소녀의 눈으로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자기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인 로빈 하는 만화를 읽고 그리며 자랐다고 한다. 자기의 성장 이야기인데 로빈 하의 사진을 보고 그래픽 노블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아주 닮게 그려 놓아서 바로 알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삶이 마냥 좋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 나온다. 로빈 하의 엄마는 미혼모였다. 결혼을 약속했지만 생부는 결혼하기에 맞지 않아서 로빈 하의 엄마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결정하는 로빈 하의 어머니는 강인함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생계를 위해서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지만, 아이는 미용실에서 늘 생활해야 했다. 로빈 하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하며,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러 다니는 중학교 생활을 즐기게 된다. 엄마가 미국으로 여행을 가자고 하고 해서 간 곳에서 살게 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친구들에게 여행을 간다고 하고 왔는데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다니 로빈 하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이 되었다.


 엄마의 결혼과 미국에서의 새로운 가족, 영어를 잘 못하는 로빈 하의 학교 생활은 쉽지 않았다. 거기다가 백인 남자 아이의 괴롭힘은 놀라울 정도였다. 눈을 찢는 행동을 하면서 "칭 챙 총!"이라고 말하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도 아시아인들을 조롱하는 말인 것 같았다. 말이 통하지 않고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는 쉽지 않았다. 눈물로 생활하는데 그런 로빈 하에게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고 강하게 만드는 엄마가 뒤에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삶이 쉽지 않기에 한국에서의 친구들을 더 그리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사춘기가 되면서 새로운 가족이 된 리나와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질투심도 느끼게 되는 과정도 묘사해 주는데 그 나이 때에 느끼게 되는 감정이 잘 드러나 있었다. 


 좋아하는 그림을 만화 교실에서 다시 시작하면서 좀 더 즐겁게 그리게 되고 같은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러면서 로빈 하의 마음은 안정이 되고 좋아하는 만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아서 적응하게 된다. 또 다시 가정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로빈 하의 엄마는 다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때마다 로빈 하에게 미리 말하지 않고 결정을 하여 마음을 다치지만 엄마와 함께 다른 도시에서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다행히 거기에는 외국인을 위한 반이 있어서 같은 처지였던 아이들을 만나 영어를 배우면서 낯선 땅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인 아이들을 만나서 절친이 되기까지 하며 버지니아가 집이 된다.


 이 그래픽노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엄마와 많이 닮은 로빈 하의 모습은 엄마에게서 받은 강인함, 결단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또 다른 로빈 하 그 자체로의 모습으로 보였다. 스스로 이제는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성장하고 성숙해진 로빈 하. '난 한국계 미국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나한테 괜찮은 일이었다.'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시절의 시간과 조우하면서 화해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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