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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가 끝나면 ㅣ 사계절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동성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평점 :
최고의 그림책 콜라보 팀이 있다면? 과연 누구일까? 물론 수많은 작가님들이 떠오르겠지만 황선미 작가님가 김동성 작가님의 이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우와!"하고 탄성이 나왔다. 그림책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김동성 작가님의 '엄마 마중'은 언제나 마음 속의 넘버원이었다. 아련한 이야기나 그 따스한 그림 속에서 한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그 시간이 무척 소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황선미 작가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작년에 20주년 기념판을 다시 읽으면서 또 다시 작가님의 필력에 반하고 말았다. 이런 두 분의 콜라보로 이뤄진 그림책이라면, 기대하지 말라고 해도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꿉놀이가 끝나면]은 표지부터 시선을 끈다. 앞표지의 세개의 분할된 장면과 뒷표지로 이어지는 장면이 합쳐지면 아이가 무지개를 쫓아가는 모습과 집에세 멀어지며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뒷표지에 한 장면만 나와 있는데 그래서 빈 공간이 독자의 상상으로 채워지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나'는 스스로를 심심하고 가엾은 여섯 살이라고 한다. 이 표현에서 왜 그리 웃음이 나는지 집에 있는 아들이 "심심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일 것이다. 이 여섯 살 아이는 언니가 열두 살이 되면서 달라져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개어야 할 빨래 더미와 그림책과 인형들이 방 바닥에 널려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흔하게 보이는 풍경이기에 편안해 보였다.
비가 온 뒤 무지개를 책으로만 봤던 아이는 무지개를 만나기 위해 울타리 밖으로 혼자서 가게 된다. 큰길에서도 멀어지고 무지개를 놓친 곳에서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둘은 동갑내기 친구가 된다. 둘의 소꿉놀이는 시작되면서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함께 만나게 된다. 어릴 적 소꿉놀이를 하면서 역할놀이를 참 많이 했었는데, 잠시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김동성 작가님의 따스한 그림과 황선미 작가님의 여섯 살 아이의 눈으로 말하는 글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아련하기도 하고 성정하는 그 과정 같기도 하고, 뭔가 환상 같기도 한 이야기에 여운이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