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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하다 ㅣ 큰곰자리 55
김다노 지음, 홍그림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3월
평점 :
'아홉살 하다'의 김다노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다. '비밀 소원'으로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흡입력이 상당해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더 기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비슷한 나이의 9살 아이의 이야기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하다의 모습에서 아들의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내가 잊고 있던 나의 어릴 적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의 이야기는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하다와 만보기, 하다와 돈 안 드는 선물, 하다와 고양이 도감이다. 하다와 하다 친구들은 '조랑말과 나'를 그린 홍그림 작가님이다.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그림체가 참 좋았는데 하다와 친구들의 귀여움은 그 나이 그대로를 반영한 것 같다. 동글동글 큰 눈과 선 하나로 표현되는 표정이 어찌나 아이다운지. 솔직하게 표현되는 그 감정들이 바로 바로 느껴져왔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하다와 만보기'다. 2학년 진리반 친구들은 자기가 자랑하고 싶은 물건을 가지고 와서 발표를 하고 교환을 하기로 한다. 하다는 교환을 한다는 것을 듣지 못하고 가장 아끼는 만보기를 가지고 온다. 물건 교환을 반대하는 서명도 받으러 다니는 하다를 보면서 집에서 부모님이 하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 했다고 했다. 그 모습에 어른이 아이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잊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알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하다는 강단이 있어 보였다. 결국 물건을 교환하게 되고 만보기와는 다른 만화경을 받게 되면서 하다는 또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인 '돈 안 드는 선물'는 스승의 날에 박시우 선생님에게 선물을 하고픈 하다와 친구들의 이야기였다. 학교의 주인은 자기라는 말을 꽃을 꺽으면서 하는 모습이 참으로 황당하면서도 귀여웠다. 학교의 주인이기에 꽃을 꺾어서 박시우 선생님에게 선물하려는 그 마음과 교장 선생님에게 잡힌 이야기 모두 웃음을 자아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하다와 고양이 도감'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하다는 읽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예원이가 1학기 내내 고양이 도감을 반납하자마다 다시 빌리기를 계속 해서 읽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덧 방학 하는 날이 왔고 빌리려고 하지만 쉬는 시간에도 읽고 있는 예원이를 보면서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원이가 다른 책을 빌리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새로운 책도 재미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 대로 되지만 하다의 마음이 마냥 좋지 않다. 왜냐하면 하다도 새로운 고양이 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또 다른 재천이의 말 한마디로 모두 해결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이렇게 끝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이제 1학기 지났을 뿐이니 아무래도 '열 살 하다'가 나올 것 같다. 아니 꼭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