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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형 로봇 동생 ㅣ 큰곰자리 49
김리라 지음, 주성희 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11월
평점 :
책을 펼쳐서 영양바를 먹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바로 설국열차에서 양갱 비슷한 것을 먹던 기억이 나서 웃음이 났다. 한동안 양갱을 먹지 않았던 기억까지도. 곤충 가루와 설탕, 너무나도 비슷한 재료이기에.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르는 세계, 공기는 좋지 않아 밖에서 노는 아이가 없고, 곤충 가루로 영양바를 먹는 것이 일상이 되는 세상. 암울하기만 할 것 같은 곳에 형과 동생이 즐겁게 놀이하는 모습과 대비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빠를 다섯 살에 여의고 엄마와 살고 로봇 형과 살고 있는 레온이는 씩씩하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 시간 안에 다 읽어내려 갈 정도로 몰입력이 좋았다. 악당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임에도 조마조마하는 순간이 있었고 가슴이 아리는 순간도 있었다. 표지를 보고 조금은 옛날 이야기 같은 생각도 들었는데 이야기의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하였다.
로봇에 대한 원칙을 어릴 적 보았을 때, 별것을 다 만들었구나 했는데 지금은 이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어릴 때 보았던 수많은 영화나 책들은 희망적인 내용보다는 암울하고 부정적인 로봇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았기에 내 무의식 속에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로봇형과 로봇 동생을 읽으면서 로봇과의 생활에 결국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도덕성과 가치관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가볍지만 않은 이야기로 재미있게 읽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