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의 후속작으로 『호모 데우스』를 내놓았다. 이 책의 부제는 미래의 역사이다. 어떤 사람이  『사피엔스』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주고, 『호모 데우스』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평가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 7만년간 인류를 죽음으로 내몬 기아, 역병, 전쟁이라는 요소들을 우리 인류 스스로 극복해낸 사피엔스. 그리고 "짐승 수준의 생존 투쟁에서 벗어난 인류가 다음 할 일은 스스로를 신(호모 데우스)로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호모데우스가 이뤄낼 세가지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라고 유발 하라리는 분석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목표 자체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무언가를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크지만, 노력하는 과정에서 뿌듯함을 느꼈을 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다. 또 하나 행복에 대한 나의 고민은 왜 우리는 끊임 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더 큰 행복을 원하는 것일까였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주었다. 우리의 생화학적 기제는 수없이 많은 세대를 거쳐오면서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 적응했을 뿐, 행복을 위해 적응하지 않았다.(p.61)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행복에 도취된 다람쥐들은 그 행복감에 빠져 먹이를 찾아 나설, 배우자를 찾아 나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배고픈 다람쥐는 먹이를, 배우자를 찾아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생존의 확률이 높아져 그들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기술인본주의,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술종교의 하나인 데이터교가 우리 사회를 지배할 것이라 보았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곧 인간의 경험보다는 정보의 바다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숭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숭상하는 세태가 우리 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디스토피아로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에 도움도 안 되는, 세상과 무관한 존재가 될까봐 두렵다'는 유발 하라리. 그렇기에 그는 끊임없이 사피엔스를 분석하고, 호모데우스를 예측했을 것이다. 당신도 '세상과 무관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면,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더 잘 살아가고 싶다면, 유발 하라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해보길 바란다.



우리 인류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오늘날,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규정한다. 호모 사피엔스란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하나의 거대한 영장류 과를 말한다.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서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그리고 과학혁명 세 개의 혁명을 거치며 우리 인간, 즉 사피엔스가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질과 에너지, 시공간을 존재하게 한 빅뱅이라는 사건을 우리는 물리학을 통해 이해한다. 이 물질과 에너지는 원자와 분자를 형성하였는데, 우리는 이것을 화학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분자들끼리 결합하여 만들어진 생물이라는 존재를, 생물학을 통해 학습한다. 생물 중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의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고, 그들이 살아왔던 과정을 인류학, 혹은 역사학을 통해 이해한다. 이렇듯 우리가 배우고 있는 학문들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거시적으로 바라보면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에서는 바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몇 만년 전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 이상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아 인간 세계를 구성하고 있다. 여섯 종의 인간 중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의문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이 독자적인 '언어'를 통해 '소통'을 했다는 점, 그리고  하늘, 구름과 같은 실재하는 것들과 신, 법과 같은 가상의 실재, 이중적 실재 사이에서 '허구'를 믿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점점 더 똑똑해진 인류는 농업이라는 생산적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질량보존의 법칙과 같이 고통과 행복의 총량도 변하지 않기에, 인간이 행복해지고 부유해지는만큼 반대로 불행해지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생태계를 구성하는 인간 외의 다른 생물들이다.  잇따라 일어난 과학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정보혁명 등을 통해 우리사회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글로벌화, 환경 파괴 등 지금의 세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는 다른 포유동물들이 유약을 발라 구운 도자기 같은 상태로 나온다면, 인간은 용광로에서 막 꺼내 녹고 있는 유리 덩어리 같은 상태로 나온다고 했다. 이것은 인간이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서로 다른 종교, 가치관 등을 형성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동안 인간 본성에 대한 가설인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따위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나는 이것이 성무선악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듯 『사피엔스』에는 인간 존재에 대해 우리가 고민했던 아주 작고 사소한 문제들이 모두 녹아들어 있다. 

  옮긴이의 말에서 인용하자면 유발 하라리는 큰 질문들을 제기하고 여기에 과학적으로 답변하는 '빅히스토리'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가 '만일'이라고 말한다. '만일' 이 때 이랬더라면? 이라는 큰 물음을 제기하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빅히스토리의 방식이다. 이제 우리는 역사를 바라보는 더 큰 시야를 가지고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 책이 당신의 '빅히스토리'적 시각을 일깨워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 서술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 어떠한 역사 서술이 옳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다양한 서술 방법이 결국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다양한 관점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역사를 좀 더 재미있고, 색다르고, 독특, 참신하게 바라볼 수 있으며 어쩌면 좀 더 다채롭게, 실제에 가깝게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빅히스토리는 정확성이나 실제성은 떨어질 지 몰라도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빅히스토리가 가진, 그리고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p.1) 



'사피엔스'적 존재로 이 세상에서 살아남은,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제 생태계의 정점을 차지하기 위한 권력보다는, 순수한 행복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시작해야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 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의 삶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도는 우리땅, 임은 저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독도가 우리 땅인 역사적인 근거를 대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한다. 나 역시도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며, 훗날 역사분쟁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는 하지만 한 번에 떠올리기에는 망설여진다. 이미 정리된 자료들을 뒤적이며 그 근거를 찾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참고하는 이 자료들은 과연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조사하고 연구하며 발견한 것일까? 특히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에서 처음 공개되는 '관판실측일본지도(官板實測日本地圖)'를 발견하고  대외에 알린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백충현 교수이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위상을 드높이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어 대한민국의 기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여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백충현 교수는 지적 가치가 충분한 연구들을 통해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일찍이 국제법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제법학자가 되어 한평생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국제법만큼 국가 이익과 직결되는 학문 분야가 없다(p.18)",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국제법을 해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p.20)"라는 소명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백충현 교수 한 명의 열정에서 시작한 연구는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갔고, 백 교수의 집에서 시작한 국제법 모임이 서울국제법연구원으로, 체계적인 형태를 갖춰갔다. 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에서 국제법의 필요성이 논의되게 된 것이다.

   국제법이란 국가 간 합의에 따라 국제 사회의 주체들이 따라야 할 규칙을 말한다. 그는 국제법이 독도 영토 분쟁, 외규장각 의궤의 반환 문제, 위안부 문제의 해결, 아프가니스탄의 집단 학살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적용될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가끔 역사를 공부하면서 '이미 지난 일을 왜 배우는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다. 백 교수가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밝혀냈다 하더라도 역사는 변하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외교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고, 그 때마다 과거에 비추어 생각해본다면 우리나라의 입장을 견고히 하고 조금 더 성숙한 태도로 현재의 문제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 

  백 교수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국제법이 가진 가능성, 다른 학문과의 연계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다. 그는 역사학자 이태진과 함께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통해 역사학과 국제법은 불가분한 관계이며 간학문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학 뿐 아니라 국제법은 인권, 정치, 외교 등 다양한 문제에서 활용이 가능한 학문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교류가 이루어지는 현재 세태에서 우리나라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제법은 필수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국제법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백 교수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읽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은 백충현의 아내 이명숙을 희생하고 내조하는 여성상으로만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남성 뒤에는 더 훌륭한 여성이 있다는 말은 딱 백충현과 이명숙에게 맞는 것 같다. 물론 그 당시에는 남편을 위해 헌신하고 내조하는 것을 최고의 아내로 여겼다는 것은 알지만, 백충현이 금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힘들때마다 기다렸다는듯이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여성으로만 그려진 것 같아 아쉬웠다.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을 통해 우리나라의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국제법을 적용하여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백충현 교수의 일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권력 질서 사이에서 양심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공부했던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이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권력 질서 사이에서 양심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공부했던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이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강준식 지음 / 김영사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는 5월 9일, 대한민국의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도를 지나친 국정농단에 분노한 100만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어 이뤄낸 결과이다. 우리의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의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수준높은 '직접 민주주의' 의식을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는 한가지의 과제만이 남았다.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 시기에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을 읽은 것은 시의적절했다. 이 책은 70년동안의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부터 얼마 전 구속된 박근혜까지 12명의 대통령의 이야기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려 노력했음이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역대 대통령을 평가할 때 고려되어야할 점은 그 시대의 과제인 것 같다. 해방 이후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했던 이승만, 60년대 경제개발을 목표로 했던 박정희, IMF위기를 수습해야 했던 김대중 등 이 책에서는 당시의 정세와 대통령에게 요구되었던 시대적 과제,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최근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 가르쳐주시면서 교수님께서 말씀했던 것이 떠올랐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이 일어났던 그 당시, 우리가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이라고 칭송하는 삼국통일이 과연 한강 유역에 살던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왔을까. 오히려 '삼국통일'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이 그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삶을 파괴하고 희생시켜버린 것은 아닌지. 현재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유권자들은 반드시 대통령 후보에게 두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고.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유권자들이 스스로에게도 두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꿈꾸는가? 
  둘째,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우리는 과연 '어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방울또옥 2017-04-05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는 5월 9일, 대한민국의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도를 지나친 국정농단에 분노한 100만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어 이뤄낸 결과이다. 우리의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의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수준높은 ‘직접 민주주의‘ 의식을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는 한가지의 과제만이 남았다.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 시기에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을 읽은 것은 시의적절했다. 이 책은 70년동안의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부터 얼마 전 구속된 박근혜까지 12명의 대통령의 이야기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려 노력했음이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역대 대통령을 평가할 때 고려되어야할 점은 그 시대의 과제인 것 같다. 해방 이후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했던 이승만, 60년대 경제개발을 목표로 했던 박정희, IMF위기를 수습해야 했던 김대중 등 이 책에서는 당시의 정세와 대통령에게 요구되었던 시대적 과제,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최근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 가르쳐주시면서 교수님께서 말씀했던 것이 떠올랐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이 일어났던 그 당시, 우리가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이라고 칭송하는 삼국통일이 과연 한강 유역에 살던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왔을까. 오히려 ‘삼국통일‘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이 그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삶을 파괴하고 희생시켜버린 것은 아닌지. 현재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유권자들은 반드시 대통령 후보에게 두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고.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유권자들이 스스로에게도 두가지의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꿈꾸는가?
둘째,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우리는 과연 ‘어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가.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맹성렬 / 김영사

 

꽤나 재미있어 보이는, 정말 미스터리스러운 표지의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의 감정은 두근거림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이다. 또한 이 책을 서술한 저자는 전기전자공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님이다. '역사'를 전공하고 '과학'을 어렵지만 한 번쯤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었던 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챕터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서 코카인과 니코틴 흡입의 흔적이 나타났다는 흥미로운 사실로부터 이야기가 서술된다.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미국에서 있었던 UFO와 관련한 사건들, 초심리현상 그리고 정신분석학자와 물리학자의 이야기, 금속 도금의 역사,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 첨성대의 새로운 기능, 초능력과 양자역학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역사와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미스터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읽기에 쉬웠다고는 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조예가 깊지 않기에 읽으면서도 몇번이나 책장을 넘겨 앞의 내용을 확인하곤 했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는 역시 첨성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첨성대의 기능인 '별 관측'이 아닌, 첨성대의 역할으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첨성대 양식의 기원을 인도, 페르시아 등의 외부에서 찾은 것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흥미로운 가설이었다.

책의 구성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추론해나가는 방식은 정말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논리성도 충분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최근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이하 지대넓얕-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다. 좀 더 많은 것을 습득하고 빠르게 배우기를 원하는 현대 사회에서 지대넓얕이 주목받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역시 지대넓얕과 함께 현대인의 '알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책에 대해 "주류 학문에서 당연한 것들로 치부되어왔던 내용들에 딴지를 걸며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하는 책(10p)" 이라고  언급했듯이 이 책은 어디까지나 가설일뿐 정설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을 곧이곧대로 믿기보다는 하나의 가능한 이론, 가설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흥미있게 다가왔던 이유는 단순히 내가 몰랐던 지식들을 전달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미스터리와 지적호기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것들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람들은 미스터리를 파헤치려고 하고, 진실을 탐구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로서 남아있을 때 더욱 더 가치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증거들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과정은 학문적 연구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어쩌면, 다양성의 기회를 닫아버리는 것일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창의적인 해석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때 우리의 연구는 열려있는 가치를 가진 연구로서 남아있지 않을까. 그 속에서 더욱 자유로운 학문적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결과를 통해 확정되어진 지식이라 할지라도 반증의 가능성을 가지고 그것을 재검토한다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