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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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맹성렬 / 김영사

 

꽤나 재미있어 보이는, 정말 미스터리스러운 표지의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의 감정은 두근거림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이다. 또한 이 책을 서술한 저자는 전기전자공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님이다. '역사'를 전공하고 '과학'을 어렵지만 한 번쯤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었던 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챕터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서 코카인과 니코틴 흡입의 흔적이 나타났다는 흥미로운 사실로부터 이야기가 서술된다.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미국에서 있었던 UFO와 관련한 사건들, 초심리현상 그리고 정신분석학자와 물리학자의 이야기, 금속 도금의 역사,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 첨성대의 새로운 기능, 초능력과 양자역학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역사와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미스터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읽기에 쉬웠다고는 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조예가 깊지 않기에 읽으면서도 몇번이나 책장을 넘겨 앞의 내용을 확인하곤 했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는 역시 첨성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첨성대의 기능인 '별 관측'이 아닌, 첨성대의 역할으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첨성대 양식의 기원을 인도, 페르시아 등의 외부에서 찾은 것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흥미로운 가설이었다.

책의 구성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추론해나가는 방식은 정말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논리성도 충분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최근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이하 지대넓얕-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다. 좀 더 많은 것을 습득하고 빠르게 배우기를 원하는 현대 사회에서 지대넓얕이 주목받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역시 지대넓얕과 함께 현대인의 '알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책에 대해 "주류 학문에서 당연한 것들로 치부되어왔던 내용들에 딴지를 걸며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하는 책(10p)" 이라고  언급했듯이 이 책은 어디까지나 가설일뿐 정설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을 곧이곧대로 믿기보다는 하나의 가능한 이론, 가설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흥미있게 다가왔던 이유는 단순히 내가 몰랐던 지식들을 전달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미스터리와 지적호기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것들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람들은 미스터리를 파헤치려고 하고, 진실을 탐구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로서 남아있을 때 더욱 더 가치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증거들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과정은 학문적 연구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어쩌면, 다양성의 기회를 닫아버리는 것일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창의적인 해석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때 우리의 연구는 열려있는 가치를 가진 연구로서 남아있지 않을까. 그 속에서 더욱 자유로운 학문적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결과를 통해 확정되어진 지식이라 할지라도 반증의 가능성을 가지고 그것을 재검토한다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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