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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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 파고드는 AI가 가져올 미래가 인간에게 암울한 모습이 되지 않을지 의문이에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변화시킨 과학의 발전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노예 무역이 활발하던 시대에 노예들은 노동력 착취 뿐만 아니라 잔인한 방법으로 실험 도구가 되었어요. 노예들에게 표본 채집을 시키는 것은 기본이었고, 밀랍과 수은을 주입하거나, 해부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노예를 착취해 박물학 컬렉션을 만든 슬론은 의사 출신으로, 왕립학회 회장이 되었는데 그 전임자는 아이작 뉴턴이었다고 합니다. p.80 
테슬라와 에디슨이 경쟁하던 시기에 에디슨은 테슬라의 교류를 평가절하시키려 애썼어요. 그는 교류가 1만분의 1초 만에 큰 짐승을 죽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그의 말을 따른 브라운은 개와 말에게 전류를 가해 죽이는 실험을 했습니다. p. 164
더 끔찍한 일은 교류로 사형수를 처형하는 실험이 행해졌다는 거예요. 사형수는 즉시 사망하지 않았고 불 붙어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이후로 전기의자는 처형도구로 이용되었지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실험은 나치에 의해 행해졌습니다. 사람에게 독 탕환 쏘기, 마취 없이 팔다리 이식하기, 상처에 톱밥과 유리 문지르기 등 잔혹한 실험에서 적어도 1만 5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40만 명 이상이 불구가 되거나 흉터가 남거나 불임이 되었습니다. 

나치 의사들이 얼음물 욕조에 사람을 집어 넣거나 저압실에 가두거나 한 건 파일럿이 비행중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p.217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뉘른베르크 의사 재판에서 나치 의사들이 전범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재판 과정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윤리 지침 열 가지, 뉘른베르크 강령이 공식화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과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저지른 과거의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런 범죄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과거엔 과학적 성취를 위해 윤리와 도덕심은 뒷전이 되었고 사회적 인식도 부족했습니다. 현재는 동물실험을 금지하거나 임상실험을 합법적으로 행하는 등 이전보다 더 신중해졌으나 인간의 이성은 완전하지 않으니까요. 모든 일이 그렇듯 과학의 발전의 명암은 불가피해 보여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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