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몫의 밤 1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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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호러문학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 작품이었어요. 라틴 아메리카 호러작품이라니 신선한 충격을 기대했습니다!
"우리 몫의 밤"은196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후안, 루이스, 가스파르 등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당시의 정치, 사회적 환경, 음악도 다뤄 영상으로 보면 더 흥미로울 듯 했어요.우리나라에 무당이 있는 것처럼 아르헨티나에도 샤머니즘적인 존재가 있어요. 작가는 어린시절 할머니에게 들었던 전설, 주술, 의식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어둠의 신을 숭배하는 기사단과 악마를 소환할 수 있는 존재인 메디움이 있다는 설정이에요.

가장 강력한 메디움인 후안은 아들 가스파르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메디움이라는 걸 알고 가스파르를 지키기 위해 달아납니다. 낯선 곳에서 둘은 친절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요.  

후안은 마법을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진작가 안드레스와 성행위를 합니다. 사실 기사단의 모든 단원들은 양성의 파트너가 있어요. 메디움인 후안도 마찬가지였죠. 안드레스는 후안과 가스파르의 사진을 찍고 싶어했지만 후안은 내키지 않아했어요. 안드레스가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은 2권에서 유효한 매개체가 됩니다.

후안이 여섯 살에 유령의 목소리를 듣는걸 알게 된 가사단의 브래드퍼드는 후안의 부모에게 돈을 내고 후안을 데려갔어요. 후안은 심장마비에서 회복 중이었고 지속적인 치료와 보살핌에는 비용이 필요해 부모도 납득할 수 밖에 없었죠. 후안이 유령에 대해 이야기하자 부모는 두려워했고 형 루이스는 후안을 지키려 애썼어요. 상황을 이해한 브래드퍼드는 후안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훈련시켰어요.   p. 39


후안은 가스파르가 기사단을 위해 일하는 걸 막으려 했지만 자신은 그 능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몸이 약한 그에게 그것은 자신만의 힘이었기 때문이에요. p. 94
후안은 악마를 소환해 가스파르를 보호하는 봉인을 걸었고 가스파르는 후안과 함께 달아났던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후안은 자신의 마지막 힘과 생명을 바쳐 기사단의 시선에서 가스파르를 가리게 되지요. p. 142
1권은 후안, 2권은 가스파르 중심으로 메디움의 기원, 후안의 과거와 1권에는 이름만 언급된 가스파르의 엄마 로사리오와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겉으로 보기엔 병약하지만 강한 주술과 살인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악마적인 매력을 지닌 후안이 무척 흥미로워요. 아들을 위해 희생하지만 정작 아들은 기억조차 못하는 안타까움이라니. 

 가족을 중시하는 남미 정서가 우리와 비슷하게 느껴져요. 후안의 파트너이자 친구인 스티븐과는 성적 긴장감이 감도는 미묘한 애정, 독립적이고 강인한 로사리오와 가스파르를 지키는 방법을 둔 갈등, 가스파르를 아들처럼 사랑한 루이스의 운명처럼 개성강한 인물들이 엮인 에피소드가 긴장감을 높여요. 잘 짜여진 세계관의 프롤로그같았어요. 가스파르가 태어나기 이전 후안이 메디움으로 본격 활동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읽어보고 싶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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