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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조작의 비밀 -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6년 11월
평점 :
누구나 심리 조작의 피해자가 될 수 있어요. 심지어 교수, 재벌처럼 사회지도층의 사람도 점쟁이 말에 휘둘리고 보이스피싱에 당해요. 이 책에서 지식 수준에 상관없이 사람을 현혹하는 심리 조작의 비밀을 기대했습니다

글쓴이는 도쿄대 철학과를 중퇴하고 의학부에 들어가 소년원과 인격장애 치료의 최전선에서 임상의로 활동했습니다. 이 책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고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불법 다단계에 빠지는지 잘 설명합니다. 이미 6쇄를 할 정도로 큰 공감을 얻은 내용이에요.
미국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리스트들은 이민자 출신이지만 사회 최하층은 아니었다고 해요.오히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비교적 풍족한 가정에서 자랐답니다. 사회 주류로 엘리트 길을 걸었을 그들은 어느 시점에서 좌절이나 소외감을 느끼고 현실과 타협하지 못했을 거라고 합니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정체성을 찾지못해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관에 맞서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는 카운터 아이덴티티가 되었구요. p. 26

평범한 사람이 테러리스트가 되는 과정을 터널로 비유합니다. 대상자를 출구까지 빛이 없는 가늘고 긴 통로 같은 환경에 들어가게 하고 외부 환경을 차단해 작은 한 점에 집중하게 해요. 시야가 좁아진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고 좁은 터널 안을 세계의 전부로 여깁니다. 이런 사상 개조는 한국전쟁에서 중공에 포로로 잡힌 미군에게도 사용되었어요.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세뇌와 고문으로 피곤해진 상태에서 감각을 차단한 채 지나친 자극과 정보를 주면 현실적 판단이 무너진다고 해요. 처음에는 반발해도 나중에는 너무 피곤해져 수동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사건의 아사하라 쇼코, 911테러의 오사마 빈 라덴, 인민사원의 짐 존스와 같은 우두머리들은 독선적이고 약자에 대한 배려나 윤리의식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지배하는 행위를 통해 쾌락을 얻구요. 자신이 인간을 조종해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행위에 빠져 그 안에서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배려가 희박합니다.p.61

세뇌는 나쁘게만 쓰이는 게 아니라 프랑스 의사 에밀 쿠에의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처럼 치료 효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광신적인 신념을 붕괴하는 것을 디프로그래밍이라고 하고 그 과정은 무척 어렵습니다. 신념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는 쉴틈을 주지 않고 계속 몰아붙여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신념을 버리겠다는 말을 토해내야 합니다. p.269

그 과정에서 강하게 반격하거나 자해하는 경우도 있어요. 상대가 교활한 속임수를 부려 가족이 개입하여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디프로그래밍은 더 힘들고 불가능해지기도 해요.
불법 다단계,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은 우리 주위에서도 발견할 수 있어요. 보이스 피싱은 수법을 바꿔 더 교묘하게 사람을 속이고 있구요.
1인 가구가 늘면서 대중매체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현대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뇌당할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자신이 심리 조작에 걸리기 쉬운 사람인지 유형을 파악하는 방법과 여러 실제 사례들로 경각심을 갖게 하는 좋은 내용입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