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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3월
평점 :
태백은 강원도에 있고 탄광으로 유명하다는 것만 떠오르네요. 태백을 배경으로 집나간 애물단지 오빠를 잡으러 나선 피지컬 만렙녀의 이야기라니 유쾌한 속도감을 기대했습니다.

어느 여가수가 학창시절 좋아하던 선생님이 자신을 불러 두근두근했는데 "투포환 선수가 될 생각은 없니?"하고 물어 충격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강하고 듬직하고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 중 하나가 투포환이죠.
99년생 채하나는 바로 그 투포환 선수였어요. 하나는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에게 더 인기많고 그럼에도 정작 취향은 꽃미남이죠. 하나는 운동을 포기한 후 공장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요. 어느날 하나는 분노 게이지를 올리는 영상을 보게됩니다.
오빠 강천이 영상 속에서 돈 버는 방법을 강연하고 있었어요. 평생 제대로 돈 벌어 본 적도 없는데 집 나간 지 일 년 반이 지나 제대로 사기꾼이 되어 있었죠.
p. 23

어린시절 고추가 떨어졌다며 하나에게 찾게하던 오빠가 이젠 다른 사람들까지 속이는 경지에 이르다니. 하나는 오빠를 잡기위해 서울로 갑니다. 어찌어찌 오빠가 있는 회사에 도착해요.
세련된 엘리트로 보이는 여자가 오빠랬다가 대표님이랬다가 하며 고객의 장례식에 가서 부재중이라고 해요. 하나는 가슴이 답답해졌어요. 단순히 돈을 물어줘야 하는 정도의 사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났구요. p.87

우여곡절을 겪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 한강 다리와 남산타워를 바라보다 문득 별이 보입니다. 서울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니. 육상부에서 밤늦게 훈련을 마치고 흙바닥에 앉아 땀을 식힐 때 공장에서 야간조로 일하다 담배 피우러 나왔을 때 봤던 북두칠성도 보이구요. 남내가 함께 여했갔던 곳에서 봤던 북두칠성이 가장 선명했다는 것이 떠오릅니다.
p.122

하나는 열심히 성실히 정직하게 살아왔어요. 오빠 강천은 어떻게든 쉽게 가기위해 요령을 부려요. 자신이 바라는 걸 갖기 위해서는 방법이 잘못되었다해도 그리 개의치 않구요. 하나는 겉으로는 오빠를 싫어하지만 밑바닥에는 그래도 버릴 수 없는 혈육이라 책임감을 느끼죠. 복잡하지만 평범한 남매의 모습이 어쩐지 익숙하네요. 폭발적인 시작이 스무스하게 끝납니다. 큰 사건이 없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