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산다 치에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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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서 진주라는 보석을 만들어내는 진주 조개처럼 인간도 보석을 만드는 병이 있다는 설정이 흥미로워요. 죽음이라는 조건에서만 보석이 만들어지는 병을 가진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감성을 강하게 자극해요. 

쇼타는 달을 닮았다. 밤의 어둠에 삼켜질 듯한 돌멩이 같은 나라도 신비한 달빛을 받으면 나 자신을 특별한 존재인 듯 생각하게 된다.p.9


연인 중 한 사람은 해피엔딩이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배드엔딩이었다고 하는 독백으로 시작해요.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표현하는 데 왜 다른 엔딩이 되고 만 것인지 의문을 갖게하죠.


그 비밀은 리나에게 있어요. 리나는 심장에 보석이 종양으로 생기는 불치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에요. 화상으로 아빠가 세상을 뜨고 엄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다섯 아이를 키웠어요. 
리나는 자신을 희생해 가족을 위하는 부모님을 존경하고 그렇게 되고 싶어해요. 자신이 죽은 후 남겨질 심장의 보석이 비싸게 팔릴 수 있게 만들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해요.


리나는 지나가던 쇼짱에게 불쑥 말을 걸어 그의 휴대폰 번호를 받아요. 사랑을 동경한다거나 운 좋게 발견한 연애 상대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거나 무엇이든 상관없었어요.     


인간은 누구나 가슴속에 보석이 될 돌을 품고 있다. 정성껏 가꾸면 아름답게 빛나는 보석이 된다  p. 39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한 말에 리나는 심장이 쿵쿵 뛰어요. 마치 자신의 병을 두고 하는 말처럼 들려서요. 보석병은 숙주가 사망한 후에만 꺼낼 수 있어요. 숙주의 인생에 따라 색이나 빛이 바뀌죠. 리나는 가치 있는 보석이 남도록 근사한 청춘을 보낼 결심이에요.



쇼타는 리나의 고백에 그녀가 온 힘을 다해 강한 척하는 걸 알아차렸어요. 그는 리나를 안고 "살아줘, 리나, 부탁이야...."하며 소리내어 울고 말았죠.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면 그냥 신파였겠지만 리나는 마음을 바꿔요. 돈이 있으면 가족이 행복해진다고 믿었지만 리나가 죽으면 가족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슬픔을 짊어지게 된다는 걸 깨달아요. 리나는 수술을 결심해요.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슬픔이라면 슬퍼할 시간에 노력한다.      p.211



착각했어요. 쇼짱은 쇼타와 다른 사람이에요. 쇼타는 리나의 반친구였던 미사토예요. 책을 읽기 전 보석병이 진주 조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리나가 아빠에게 받은 선물이 진주였고 쇼타가 리나에게 진주를 닮았다고 합니다. 진주가 고통을 반짝임으로 바꿔낸 보석인 것처럼.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의 아름다운 첫사랑 이야기였어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먹먹한 기분이 들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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