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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시대를 앞서간 철학과 사상은 후세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에라스무스가 유럽의 종교개혁과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우신 예찬의 완역본이라 기대되었어요

에라스무스는 유토피아의 저자인 토마스 모어와 친구였어요. 토마스 모어에게 최고가 아닌 것도 최고로 변호할 당신같이 빼어난 변호사에게 우신의 변호를 부탁한다는 애정어린 편지가 이 책의 서문이에요.
우신은 부와 재물의 신 플루토스와 여신 헤베 (일명 생리발랄 요정)의 아들로 태어나 스스로를 생명의 씨앗이자 원천이라고 해요. 그는 인간관계나 사회가 우신없이는 즐거울 수도 유지될 수 없다고 자부하고요.
에라스무스가 살던 시대에도 자기를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필요했나봐요.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자신과 싸우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화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런 생각을 한다면 그 이유는 본성 속에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에게 주어진 것을 시기하는 악덕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어요.p.71

사람들은 겉으로 착한 척하는 위선자에게 잘 속아 넘어가요. 인간의 마음은 진실보다는 거짓에 더 쉽게 사로잡힌다고 해요. 거짓을 통해 행복을 얻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아요. 진실을 알기란 대단히 힘든 일이므로 별것 아닌 문제조차 노력을 기울여야 하죠. 거짓을 바탕으로 자기에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란 아주 쉽고 그런 생각은 바로 행복으로 이어지며 생각이 거짓될수록 행복은 커집니다.p.139

에라스무스는 많은 속담과 격언을 수집하고 해설하는 격언집까지 펴냈다고 하는데 이 책의 내용에 인용된 많은 문구를 보니 이해되네요. 여담이지만 이 책은 에라스무스가 토마스 모어의 별장에 머물던 7일 만에 원고 대부분을 단숨에 써낸 내용이라고 해요.
운명의 여신은 앞뒤 생각하지 않고 대담하게 덤벼드는 사람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라고 믿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지혜는 사람을 소심한 겁쟁이로 만들어 현자는 대체로 가난과 굶주림과 헛된 희망 속에서 무시당하고 미움받으며 이름 없이 살아갑니다. p.210

이 책은 라틴어 원문을 해석하여 원본의 의미를 최대한 살렸어요. 1500년대에 썼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문장은 번역가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생각되네요. 가벼운 말투로 말하지만 내용은 지적인 철학과 신화를 비롯한 종교 탐구로 가득하고 비판은 수준이 높아요. 고전문학의 우수함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