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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평점 :
연쇄살인범으로 다른 살인범을 추적하는 소재는 양들의 침묵부터 많은 인기를 얻어왔어요. 철수 삼촌은 형사와 연쇄살인범의 동거라는 위험한 상황을 스릴넘치는 코미디와 드라마로 엮어냈고 이 작품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수상작이라는 소개에 더 궁금하고 기대되었습니다.

두일은 형사예요. 그는 아내와 남매를 캐나다로 유학보내고 홀로 지내며 가족들의 생활비를 보내기위해 노력하다 사채까지 끌어다 썼어요. 그는 은행과 사채업자의 빚독촉에 시달리고 어떻게든 승진해서 월급을 올릴 생각만 가득합니다.
기대를 걸었던 스포츠 토토가 물거품이 되고 두일은 사채업자 춘식의 위협에 실랑이를 벌이다 실수로 춘식을 밀쳐요. 춘식이 쓰러지고 그의 뒤통수에서 피가 흐릅니다.
어두운 밤에 가로등 하나도 없었지만 형삿밥 10년 차인 그는 그 액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춘식은 숨을 쉬지 않았다. p.25

두일은 털썩 주저앉아 119를 부르려다 과실치사가 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생각합니다. 주위에 행인은 없고 cctv도 없었죠. 춘식의 시신을 보고 고민하다 번뜩 생각이 떠올라요.
10년 전 발생했던 연새살인 사건을 모방해서 시신을 유기하는 거였어요. 그 사건은 미제 상태이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두일은 자신의 기록이 남아있는 춘식의 장부를 찾으려 합니다. 그가 사채업자의 사무실을 뒤지고 있을 때 사무실 전화기의 벨이 울려요. 전화기에서 말이 이어져요.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요."
그의 말에 놀란 두일은 급히 수화기를 들어 올려서 전화를 받았다.
"너 뭐야? 누구야? 뭐 하는 놈이야?"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으세요?"
두일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지간히 급하셨나 봐요? 제 흉내를 다 내시고?" p.40

그 전화는 자신이 10년 전 미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에게서 걸려온 거였어요. 범인은 두일의 앞에 태연히 나타나 오히려 그를 위협합니다. 두일의 집에서 살고 싶다면서요. 심지어 돈까지 줘요.
우발적인 살인까지 하고도 두일은 돈이 웬수라 그 남자, 자칭 철수를 집에 들입니다. 철수는 두일의 가족과 사생활에 대해 궁금해하고 두일은 그를 처리할 방법을 쥐어짜내고 있죠. 어느날 갓 태어난 남아의 시신이 야산에서 발견되고 시신을 유기한 용의자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철수가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요.
"성염색체 중 Y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있어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유전되죠."
"우리나라는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잖아요. 그래서 Y염색체의 유전적 지표를 분석해서 공통점을 찾으면 범인의 성씨를 특정할 수 있어요. 더군다나 우리나라 5대 성씨는 인구의 절반이나 되고요."
p.65

두일은 철수가 말한 그대로 보고해서 아이 아버지를 검거해요. 적인데 이상하게 도움도 되는 살인마와 동거하던 중 두일의 가족이 귀국합니다. 딸 예지는 두일과 철수가 동성애를 한다고 의심해서 신부님에게 상담하구요.
범죄 스릴러인가 싶다가 코미디가 되었다가 감동적이었다가 강한 여운을 남기며 끝이나요. 아니,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액션이 난무하는 건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내용이 있고 결국엔 가족이 뭔지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지고 뻔뻔해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하네요. 드라마나 영화화되어도 좋을 재미있는 내용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