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식물이 나무를 감아 죽인걸 봤어요. 죽은 나무가 고문이라도 당한 것처럼 덩굴 자국이 선명해서 약간 으스스했어요.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은 유체역학으로 본 경이롭고 매혹적인 동식물의 세계라니 재미있는 이야기로 기대했습니다.MIT교수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우유 마시는 모습을 보다 원리가 궁금해진 것을 계기로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학과 프린스턴대학 연구진까지 합세해 고양이의 물 마시기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어요. 교수의 고양이 쿠타쿠타가 우유를 마시는 장면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했습니다. 개는 긴 혀를 국자처럼 말아 물을 담지만 고양이는 혀 끝을 물에 갖다댔다 올려 표면장력으로 혀끝에 묻은 물을 관성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에요. 순간적으로 작은 물기둥이 형성되어 재빨리 입을 닫아 물이 떨어지는 걸 막습니다. 너무 빨리 입을 닫으면 먹는 물 양이 적어요. 우유는 물보다 점성이 있어 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어요.개미는 하나의 개체는 미약하지만 공동체로 협업해 개미집을 비롯한 거대한 성과를 이룹니다. 이를 근거로 개미는 집단 지성을 갖고 군집하여 높은 지능 체계를 형성한다고 해요. 개미의 놀라운 협동 능력은 허공에 다리를 만드는 작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서로 몸을 엮어 다리를 만들고 동료가 그 위로 건너가게 합니다. 이 다리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상황에 맞는 최적의 위치와 구조를 찾으며 자유자재로 바뀝니다.미국 조지아공대 기계공학과 연구진들은 이런 개미들의 움직임이 고체 또는 액체와 비슷한걸 발견했어요. 마치 케첩처럼 일정한 힘이 가해지는 조건에서는 어떤 흐름이 생겨나며 그 힘이 커질수록 점도는 낮아지고 유동성은 커집니다. P.82파리지옥은 잎의 구조적 탄성과 세포 내 수분 이동이 상호 작용으로 설명합니다.감각모에 자극이 가해지면 수소 이온이 세포벽으로 이동하고 삼투 현상에 의해 물도 이동합니다. 팽압이 상승해 입의 특정 지점에 힘이 몰리면 순식간에 닫힙니다. 미모사도 이와 유사해요.P.138파리지옥이 순간적인 힘으로 빠르고 움직이는 반면 덩굴손은 서서히 휘감깁니다. 덩굴 식물의 줄기가 물체에 닿으면 반대편 세포의 생장속도가 빨라져 곧게 자라지 않고 물체쪽으로 휩니다. 이런 성질을 접촉굴성 또는 굴촉성이라고 해요. 이 책은 동식물의 신기한 특징뿐만 아니라 인간이 그 성질을 응용해 만든 것들도 소개해요. 파리지옥의 움직임을 모방한 로봇, 흰개미집의 냉방원리를 이용해 연중 거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건물, 상어를 닮은 수영복 등이 있습니다. 사진과 그림으로 원리를 잘 설명하여 재미있고 교육적으로도 추천할만한 내용입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