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평점 :
스쳐지나갔던 것들의 쓸모.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처럼 사소한 물건이 아쉬울 때가 있어요.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에서 물건의 쓰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기대되었습니다
SNS에서 쓸모없는 선물 주고받기가 유행이라고 해요. 상대에게 필요한 값진 선물 대신 어디에 쓸까 싶은 생뚱맞은 선물을 주고 받는 인증샷이 넘쳐납니다.
소중한 사람이 디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고 합니다. 나라는 인간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애썼고 내가 닳아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남들의 눈높이에 맞춰 살았다고요. 쓸모없다 여겨지던 것들이 건넨 메시지에서 삶의 태도를 배우가 자신만의 해답을 찾았답니다.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은 쓰레기통이 안 보여서라고 변명했어요. 길에 버리지 않는 대신 가방과 주머니에 넣으니 가방이, 주머니가 쓰레기통이 됐어요.
버리는 사람은 줍지 않는다 버리지 않는 사람이 줍고 있다.
그들이 버린 말, 상처, 마음을 주워 끌어안고 힘들어한다. 버려진 것들을 줍는 사람은 쉽게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쉽게 버린 것들을 주워서 품고 어지러운 머리와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간다. P.69

기분이 자꾸만 아래로 가라앉으면 맨정신일 때는 사지 않을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의 귀여운 양말을 사곤 했다.
소화불량 직전인 신발장을 한바탕 정리했다. 대신 신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부피도 작으면서 비슷한 효과를 내는 양말의 세계에 눈을 떴다. 양말은 옷이나 화장 머리 모양처럼 대놓고 나 힘줬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은은한 멋짐 혹은 낡지 않은 센스를 슬쩍 어필할 수 있다. P.86-87

매년 연말이면 방송 3사 시상식을 꼼꼼하게 챙겨 보던 시절이 있었다. 트로피를 쥐고 눈물범벅인 채 수상 소감을 어렵게 이어 가는 스타들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스포트라이트 한 번 못 받아 보고 그림자처럼 살아온 사람들이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는 순간은 표정부터 살핀다. 그 안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쓴맛, 짠맛, 신맛이 뒤섞인 표정이 순식간에 단맛으로 차오른다. P.132

이 책은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것들의 쓸모에 대해 다룹니다. 토마토 설탕, 아메리카노, 간주 점프 버튼 등을 비롯해 연말 시상식처럼 사물이 아닌 것들도 있어요. 그 안에 담긴 나름의 철학을 읽으니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읽는 재미가 있는 단짠맛의 에세이예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