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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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 앱으로 상대를 만난다니 새롭고 위험하기도 하네요 앱을 통해 만나는 가볍지만은 않은 관계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틴더앱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상대를 검색하고 키, 몸무게, 나이만 적혀 있는 프로필로 만날지를 결정합니다. 솔은 틴더를 통해 영화감독 데뷔를 하던 호를 만나요. 둘은 동네 친구처럼 어울리고 솔은 호가 틴더에서 알게된 상대와 데이트하는 이야기를 들어요.    

 
호는 무너질 때마다 동등한 관계에서는 하지 않는 표현을 자주 했다. 
그럴 때마다 그런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다. 호의 표현처럼 내가 호를 견뎠던 것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던 예전의 내 모습을 호에게서 봤기 때문이었을 거다. P.25



틴더는 외롭고 온기를 그리워하지만 깊이 빠지기엔 조심스러운 짧은 관계의 매개가 됩니다. 호는 비슷한 패턴으로 누구에게 빠지고 가까워지고 아파하는 걸 그만두고 싶다했지만 솔은 틴더에서 다시 그를 발견해요.


부모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고 자란 민주와 나는 연애를 하면서 늘 서로에게 주지시켰다. 우리가 만나는 이유는 서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애정이 식어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빠지거나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면 헤어지자."마음은 바람처럼 변덕스러운 거잖아"라는 민주의 말에 쿨한 척 동의했지만 한편으로는 민주가 도망갈 구석을 만드는 것 같아서 불안했다. 나는 그런 민주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다. P.55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금세 질리는 민주에 비해 익숙함을 좋아하는 승주는 결혼 2년이 지나 어려움을 겪어요. 민주는 승주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해요. 둘은 부부 상담을 하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요.


수명과 7년간 연애하고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서아는 수명이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수명의 거짓말을 알고도 한참을 지켜봤다. 수명을 잃는 것도 수명과 함께하는 생활을 잃는 것도 두려웠다.


그가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며 떠나기라도 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마흔 살의 덩치 큰 초등학생을 추궁하고 용서하는 역할이 자신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P.99



세 편의 단편 모두 헤어지고 끝이나요. 작가님의 문체가 온화해서 읽다가 여성 작가님으로 착각했어요. 감정이 폭발할듯한 시점에서도 억누르고 할 말을 생각하는 느낌이 들어요.

마지막에 실린 에세이에서 10년간 영화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는 말에서 소설 속 호와 승주의 말이 겹쳐 보입니다. 작가 자신이 인물 속에 녹아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되어 조심스러워져요.  한편으론 소설이 단편 영화같은 분위기를 낸 이유가 있었군요.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갈망을 가진 인물들로 트렌디한 소재를 진지하게 펼쳐낸 이야기들이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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