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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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고도 멀쩡하던 사람이 사망하기도 하는 일이 있으니 사람의 운명은 결국 자기 손에 있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했습니다



저자는 뇌종양 3기라는 진단을 받고 남아 있는 삶 동안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하기로 하여 이 글을 썼습니다.


만약 내게 남은 시간이 정확히 얼마나 될지 그 사실을 절박하고 명징하게 깨닫는다면 그것은 과연 나에게 이익일까?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고부동한 진리처럼 여겨지는 명제다. 
시간만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매분 매초 써야만 한다는 것이다. 모든 시간은 우리에게 시간 안에서 시간을 쓰라고 강요한다. 


어떤 사람이 시간을 최대한 만족스럽게 쓰고 싶다면 그는 시간을 올바로 평가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p.33-35



중요한 건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다. 이 말은 목적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거나 여정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여정이 없으면 목적지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무거운 책임과 고단함과 험난함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버리면 전부를 지워버리는 것과 같다.


좋은 인생이란 스트레스와 불행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서 좋은 인생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언가를 믿고 관심을 갖고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겪은 위험과 스트레스와 불행이 존재했기 때문에 좋은 인생이 되었다 할 수 있다. p.93



도덕적 당위성이 아닌 어떤 한 사람의 자아에 관해서만 말할 때는 그 사람이 죽어야 하는지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확답을 해줄 수 없다.


도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라면 모든 사람은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 답은 자기 자신이 알아야 하고 그것이 인생에 미칠 손익을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p.157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키고 의미를 찾는 건 오랜 수양을 한 수도승이나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저자는 호스피스 병동에 가기로 한다고 말합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글을 남기겠다면서요. 기적도 분노도 없이 전체적으로 담담한 분위기라서 그 결말에 잠시 멍했습니다. 죽음이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지만 이런 생각과 태도를 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져요.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같다는 말을 되새기게 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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