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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8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이 책은 백정의 딸이 신분 차별을 이겨내고 삶을 이뤄가는 성장소설로 기대했습니다

백정은 성을 가질 수 없고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폐지된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정들이 아이들에게 성을 붙였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두들겨 맞고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허리를 굽실거려야했구요. 백정촌에선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학교에 가는 것도 어려웠어요. 호적법에 의해 백정도 호적이 생겼지만 진정한 신분 상승은 양반 호적을 사서 신분세탁을 해야 가능했어요.
우리 집에 돈이 많았으면 곽 훈장이 팔았다는 양반 호적을 사서 우리도 양반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대송 오빠는 계속 대송 오빠였을 텐데. 오빠는 신대송이고 나는 그냥 두메별이라는 게 이상했다. '신'이라는 양반의 성.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다.P.53

신분제가 없어졌을 때 백정은 패랭이를 써야 된다는 규칙 역시 없어졌다. 백정이 갓을 써도 관아에서 잡아가지 않게 된 것이다. 어디까지나 법적으로는 그랬다.
그러나 그 백정들 대부분은 양민들에게 집단으로 얻어맞았다. 어느 곳에서는 양반의 주도하에 폭력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P.137

바다를 건너면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눈을 감은 채 상상해 보려 했다. 그러나 무언가 멋진 것을 상상하려 할수록 떠오르는 것은 오직 까만 어둠뿐이었다. 바다 너머는 그저 검은 밤하늘일 것만 같았다. 한 발을 디디면 발아래에 별이 떠올라 길디긴 은하수의 다리를 만들어 어디까지고 걸어갈 수 있게 해 줄 것만 같은 상냥한 어둠.P.201

백정이 있어서 고기를 먹는다는 고마움은 없고 직업에 따라 차별이 심했습니다. 양민들보다 더 천하게 여겨져 그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워요. 두메는 백정의 딸이라는 족쇄를 벗고 많은 것을 배워 변화를 찾고자 합니다.
그런 시도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도 있어요. 왕과 장군같은 높은 신분의 조상들에 대해선 많이 다뤘지만 백정을 구체적으로 다룬 건 드물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분제의 부당함과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있었던 일도 알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