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하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6
탁경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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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부담스럽지만 걷기를 좋아해요. 바깥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걷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구요. [러닝 하이]는 고민하는 두 소녀가 달리기를 통해 나를 찾는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러닝 하이는 달리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모임이에요. 이름, 나이, 직업 등 신상 정보를 밝힐 필요없이 함께 달린 후 각자 흩어집니다. 하빈이 처음 러닝 하이에 참가하기 전날 태풍이 북상중이었고 부모님으로부터 하빈은 친딸이 아니라는 말은 듣습니다. 


태풍의 눈을 직접 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거대한 원형 경기장 한가운데 서서 하얀 구름 벽이 천천히 회전하는 것을 보았노라고.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무엇이든 '직접'해 본 일이 거의 없었다. 
직접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소소하고 작은 일이어도 좋으니 머리가 아니라 몸에 새기고 싶었다.p.13



그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어떤 사람이고 누구인지 잘 알고 있는 느낌이란. 선택의 순간에 주저 없이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과 친하다는 건 어떤 걸까. 잘까지는 아니어도 어렴풋하게라도 좋으니 나를 좀 알고 싶다. 그게 힘들다면 뭐라도 좋으니 사랑해 보고 싶다. p.72



문틈으로 가족의 모습을 훔쳐봤다. 환하게 웃으며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은 완벽해 보였다.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내가 죽었다 깨나도 이해할 수 없는 그 뜨거운 연결 고리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내 눈은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뇌리에 새겨 넣었다. 앞으로 이 이미지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힐 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p. 113

하빈은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기에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어요. 오빠는 친아들이란 말에 왜 자신을 입양했는지 친부모는 누구인지 날 친자식처럼 사랑하는 건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의문에 가득차요. 낯선 사람들 중에 혹시 친부모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공개 입양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연 그 선택이 아이에게 좋을까 의문이드네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미리부터 겪어야하니까요. 


러닝 하이에서 만난 민희는 하빈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둘은 서로의 마음에 있는 그늘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합니다. 둘은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마음을 성장시킵니다. 인생을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혼자 달리기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달리는 것으로 격려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하는 러닝 크루들의 이야기였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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