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시절이다 - 정지우 사랑 애愛세이
정지우 지음 / 포르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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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는 말은 간지러워서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말하지 않다보니 마음에서도 줄어드는 기분입니다. [너는 나의 시절이다]는 사랑에 대한 찬가를 담은 에세이로 기대했습니다.



사랑에 대한 장밋빛 낙관이 가득할 걸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현실에 뿌리를 둔 사랑에 대한 분석이 많아요.


연애를 할 때 당신에 대한 고마움은 나와 당신이 별개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데서 왔다.
당신은 당신의 삶에 나는 나의 삶에 속한 존재들이었다. 
당신을 사랑한다 하더라도 내 삶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내 삶은 영원할 테지만 당신이나 우리 사이는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p.60



나와 당신의 삶이 우리라는 새로운 삶의 형식으로 변하고 그럼에도 나와 너는 소멸하지 않으므로 나 자체로 너 자체로 존재하는 순간이 있어야한다고 해요.


세상에서 뭔가 이루길 바라는 시절이 지나면 주인공의 역할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부모는 과거의 집착에서 다소 벗어나 아이의 등을 바라보게 되지요. 


내 삶은 단독자로서 마주해야 할 저 넓은 우주 아래 홀로 존재하는 고독한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함께였고 함께일 것이었고 이 삶의 주인공도 결코 나 혼자가 아닐 것이었다. p.107



강연에 찾아오는 중년 여성들이 항상 귀를 쫑긋하는 건 사랑 이야기였다니 흥미로워요. 세상을 겪은 중년은 사랑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 의외예요. 


청년 시절에는 어제 있던 감정이 오늘 사라진다면 그것은 사랑이 끝난 것이지만 부부는 다르다고 해요.


과거에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믿게 했던 어떤 감정들이 뒤틀리고 다른 방식으로 이 사람을 보게하면서 새로운 종류의 감정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어느 순간에는 사랑하는 것 같기는 한데 과연 이것이 사랑인가?묻기도 한다.
아니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사랑은 끝나고 정만 남았다, 사랑하는 게 아니라 생활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선언하기도 한다. p.147



연인의 감정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의 애정도 사랑입니다. 이 책의 앞부분은 약간 무미건조한 느낌이라 책 내용을 곰곰히 생각하게 합니다. 다시 사랑에 대해 말하는 뒷부분은 그래도 역시 살아가는 데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게 해요. 연보라색 표지와 어울리는 내용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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