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실내가 더 위험하다보니 실내 운동하던 사람들도 밖으로 나와 산책하는 사람이 늘었어요. [그럴수록 산책]은 산책가 도대체가 발견한 행복을 유지하는 기술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어른이 된 후로 남에게 칭찬을 듣는 일은 줄어들어요. 큰 일이 아니면 칭찬 듣기는 아주 드물어요.

작년 한 해도 살아 있었다면 대단한 일을 해낸 거야.
어쩐지 남에게만 건네곤 하던 말을 이제 나에게도 해줄 차례입니다.P.63



어른이 되면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달라지지요. 중학생 때는 앞머리가 날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을 싫어했지만 지금은 바람 부는 날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큰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지금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공기가 이동하고 있어라고 생각하게 된달까요. 그 흐름 속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매 순간 신기한 기분입니다. P.88



어렸을 적에 내일 세상이 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에 아무 감흥이 없었답니다. 
하늘만 노랗게 되어도 온갖 경우의 수를 다 떠올리며 지구가 망하는 건 아닌가 새파랗게 겁에 질린 저 같은 사람에겐, 내일 지구가 망한다는데 사과나무를 심는 것은 턱도 없는 일이었습니다.P.153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정말 소소합니다. 산책길에 마주친 비둘기, 파리, 바퀴벌레, 사람 등 그냥 일상이에요. 한 번쯤 겪었던 듯하고 사소하게 느껴져 잊어버린 일인데 도대체 님은 알뜰하게 모아 황금으로 만드셨어요. 만화 에피소드는 예상못한 반전이 있고 짧은 동화처럼 지어낸 이야기도 있고 한 페이지 정도의 에세이도 있어요.

사람의 허세가 진짜가 아닌 모습을 내세우는 허수아비같고 요란한 허수아비를 내세우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지키지 못할까봐 두려운 건지 모른다고 해요. 헨젤과 그레텔이 집에 가는 길을 잃을까봐 이것저것 떨어뜨린 것처럼 인간들이 숲에다 이것저것 떨어뜨리고 가는 게 아닌가하며 지적하는 내용도 심각하지 않아요. 그림이 코믹하고 참 편안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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