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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삼킨 소년 -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4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평점 :
사건기사를 보다 가끔 범인이 누구일까 추리해볼 때가 있어요. 누구나 한 번은 탐정이나 경찰처럼 생각하지 않나 싶어요. [소리를 삼킨 소년]은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다룬다니 기대되었습니다.

태의는 아스퍼거증후군에 어릴 적 트라우마로 말을 못하는 함묵증까지 갖고 있어요. 사실 말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거예요. 문자를 사용할 수 있고 같은 사람만 만나니까 큰 문제없이 지냅니다.
시끄러운 걸 싫어해서 날카로운 고함 소리에는 마구 소리 지르고 싶어지고 벽에 머리를 박고 싶어지는 증상이 있어요. 태의는 어느날 체육공원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합니다.

남자에게서 담배 냄새가 확 풍겨 왔다. 그와 동시에 달콤한 향수 냄새와 알 수 없는 독한 냄새도.
남자는 내 목을 움켜쥐려 했다. 나는 목에 걸고 있던 쌍안경을 벗어 세게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남자가 신음을 흘렸다. 그 순간 그의 손이 내게서 떨어졌다. p.29
경찰은 살해당한 여자를 사고사로 결론지어요. 태의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자주 보던 할아버지가 전직 형사였고 그분을 통해 살인범의 특징을 들어요. 태의는 경찰이 범인을 빨리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찾기로 합니다.

달콤한 냄새와 독한 화학약품 냄새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상하게 어디선가 한번 맡아 본 적이 있는 듯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아빠와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추궁당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걸 알리바이 만들기라고 한다.
음, 제법 탐정 같은데?p.53
태의는 형사 할아버지에게서 관찰력을 키워야한다는 충고를 듣고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요. 향수 탐문을 도와주는 반장과도 가까워지구요.

아빠는 마치 황제펭귄 같았다. 내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뱅글뱅글 맴을 돌거나 제자리에서 방방 뛸 때, 혹은 열이 나서 밤새도록 아플 때면 내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아빠는 나 때문에 생선을 먹는 것일까?
어쩌면 아빠의 위 속에는 내게 주기 위한 물고기가 보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p.104
이 책은 살인범 외에는 모두 좋은 사람이에요. 태의는 살인사건 조사를 위해 낯선 사람에게도 말을 걸고 아빠와도 가까워지고 점점 세상에 나아갑니다. 감동적이고 해피엔딩이라 좋아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