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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제시 베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열 명 중 아홉은 예비 자살자다.

이 책에 나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입니다. 행복을 전파하던 강연가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는 의지로 이겨내기 힘든 자살충동을 견디고 살아남은 저자가 말하는 자살과 삶의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누가나 내면에 자살적인 요소가 있고 저자도 10대 말부터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해요. 자살 행위자의 43%는 유전 요인 57%는 환경적 요인으로 봅니다. 자살 사망자의 90%는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 같은 감정 질환이 많아요.
자살 성향자라고 다 격하게 화내거나 극도로 불안정하지 않고 겉보기에 우울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많은 이들이 '죽었지만 아직 살아서' 돌아다닙니다.
자살은 동물에게서도 발견된다고 해요. 애완 원숭이가 주인이 집을 떠나자 목을 매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고양이가 다리에서 강으로 뛰어내리고 주인에게 매질당한 말이 벼랑에서 떨어지기도 하구요. 양 1500마리가 절벽에서 바다로 몸을 던지고 고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안에 와서 죽기도 합니다.
자살사고의 6단계 셀프 체크리스트(1 역부족 2 자신을 탓하기 3 고도의 자기의식 4 부정 정서 5 인지의 붕괴 6 탈억제)를 설명하기에 앞서 그 특징들은 생략되거나 겹치거나 한꺼번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당부를 해요. 자살의 길에서 왔다갔다 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어느 순간이든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멀리 갈수록 돌아가기가 더 어려워진다. p.146

진짜 비극은 죽음이나 상실이 아니다. 자살 자체가 아니다. 열정과 고민의 안개를 뚫고 진정한 별을 못 보는 데 진짜 비극이 있다. 바로 우리 앞에 타오르는데도 못 본다. 그 별은 보이지 않는 일상의 야생에 숨어 있기에. p.224

세계에서 자살률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하는 대한민국에서 동반 자살은 전체 자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p.248

자살을 막으려면 자살 수단을 차단하여 첫 선택 방법으로 죽기 어렵게 만들어 방지할 수 있고 실패에 적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나를 귀하게 여기고 인정해주는 호의적인 사람, 간단히 말해 나를 사랑해주는 친구 한 명이 있으면 도움이 되구요.
금문교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누군가의 유서가 그 증거가 되겠지요.
"다리까지 걸어갈 것이다. 가는 길에 한 사람만 웃어준다면 난 뛰어내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높은 건 들었지만 이 책에서도 언급할줄은 몰랐습니다. 저자는 다 별 거 아냐라는 주문으로 충동을 억누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살의 원인, 사회학적, 인류학적 배경 등을 설명하고 사례도 소개합니다. 실질적인 결론이 설득력있게 들려요. 여러가지 이유로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이라면 읽어야할 내용으로 보여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