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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 - 나를 보는 연습으로 번아웃을 극복한 간호사 이야기
장재희 지음 / 나무와열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몸이 아프면 아이처럼 관심을 바라고 요구사항도 더 많아져요. [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는 간호사인 저자가 번아웃을 경험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느낀 바를 나누는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간호 학생에서 간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부터 짧게 말합니다.
간호 학생의 눈으로 암 환자 가족의 마음으로 죽음이 무엇인지 혹독히 배웠던 마지막 여름 방학이 끝났다. 문득문득 상실의 아픔이 조금씩 밀려오면 그 생각을 떨치려 국시 준비에 더 집중했다. 아픔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덮쳐올 때면 생존만을 떠올렸다.P.20

신규 8명이 담당하는 병동은 홀로 전쟁터에 준비없이 나가는 것 같았다고 해요. 힘들었지만 내가 필요한 사람이구나,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존재감을 느껴 힘냈습니다. 연차가 쌓이자 선배 간호사들의 모습에는 임상 간호사의 자부심과 전문 간호사에 대한 만족감은 사라진듯 보였어요.
간호 이외의 많은 일을 하는 간호사들이 당연히 인식되는 병원 환경과 부족한 간호인력에 벅찬 업무량에 지치는 선배 간호사들의 얼굴에서 설렘과 희망은 현실로 변했구요. 간호 학생 때 보았던 아빠의 담당 간호사의 냉정할 정도로 감정이 배제된 모습을 자신에게서도 보게되었답니다.
새로운 병원에 가면 무언가 있을 거란 예상은 빗나가고 일이 익술해지면 재미없어지고 새로운 일을 하고싶은 생각이 반복되었어요. 힘들게 미국 간호사 시험에도 합격했지만 미국행을 접었구요.
어딜 가도 환경에 적응되고 나면 나를 힘들게 하는 물음들이 내 안에서 올라왔다.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 불안한 마음, 두려운 마음이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새로운 곳에 가서도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었다.
P.51

가벼운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시작된 번아웃 증후군으로 나를 찾고 매일 감사하는 감사노트를 쓰기 시작했어요.
내가 기분이 나쁠 때는 불만을 쏟아내면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줄 몰랐다. 긍정의 감정보다 부정의 감정이 훨씬 더 빠르게 옮겨간다는 것도. 예전엔 나를 잘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면 오늘 일어난 일 중에 제일 힘들었던 일부터 말을 꺼냈다.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다음에 만나면 좋은 얘기만 해야겠다고 마음먹다가도 또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평을 쏟아냈다. P.136-7

소울메이트를 만나 결혼하고 지금은 선한 마음을 갖고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인생은 많은 것을 접하고 상처받기도 치유하기도 하면서 살아살 수 밖에 없으니 자신 안의 좋은 감정이 닳아 없어지지 않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격려와 위로가 되는 잔잔한 에세이였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