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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슬픔엔 영양가가 많아요
강지윤 지음 / 봄름 / 2020년 12월
평점 :

[그대의 슬픔엔 영양가가 많아요]는 누구보다 많은 슬픔을 들었을 심리상담전문가가 담아낸 치유에세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친구의 부고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온 자신조차 무너진 후 해어진 마음을 통해 다른 사람의 슬픔을 덮어줄 만큼 자신의 슬픔이 크고 깊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외로움이 병이 되어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죽지 않으려고 매일 책 읽고 그림 그리고 시를 썼어요. 그 시간 만큼은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시간 속에 숨어들었어요.
외롭다고 너무 외롭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살아만 있어 주세요. p.20

그가 그녀가 내게 좋은 연인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해요.
내가 가진 모든 걸 무참히 버리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무너진 것들을 온전히 회복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당신에게조차 스스로를 상처 입힐 권리는 없어요 p.27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 받지 않으려
피하는 거라고 스스로 말하곤 했습니다.
나를 찌르는 것에 피 흘리며 아파도
더 이상 도망가지 말자고
그때부터 비로소 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p.70

기대와 다르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세상 이야기도 있어요. 저자가 시인으로 등단한 후 20살 많은 시인이 수작을 걸었답니다. "우리 같은 문인들은 연애를 잘해야 해. 너도 내가 밀어줄게. 나랑 연애하자. "같은 말도 안되는 하면서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추문으로 그 시인이 학교에서 쫓겨났다니 권선징악이 떠오르네요.
빨갛게 익어 달콤한 사과나무
더러 벌레가 먹어 가슴 한편 빨갛게 금이 가 아려도
그대 슬픔엔 영양가가 많아요. p.178-179

저자는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등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어요. 자신의 기대와 다른 사회와 생활에 무너지기도 하고 친구의 죽음에 괴로워하구요. 자신을 위로하고 추스리는 과정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나직이 말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세상의 모르던 어두움도 보이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찬미하는 것도 느낄 수 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