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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수업 - 슬픔을 이기는 여섯 번째 단계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평점 :

언젠가는 이별할 걸 알아도 여전히 두렵고 피하고 싶습니다.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으로 헤어진다는 건 다른 사람의 경우만 봐도 슬픈 기분이 들어요.[의미 수업]은 슬픔의 치유자인 저자가 자신의 가족을 잃고 그 아픔을 견뎌낸 자전적 경험을 통해 말하는 죽음과 삶에 대비하는 필독서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다섯 단계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입니다. 이 단계를 말한 로스의 제자인 저자는 이 단계 뒤에 의미 단계를 추가합니다. 고인이 죽은 뒤 그 의미를 발견하고 남은 삶도 치유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저자는 21살의 아들을 갑작스럽게 잃었고 다시 글을 쓰고 강의할 의욕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해요. 이 책을 쓰는 건 자신의 고통을 이기고 회복하는 치유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슬픔의 결도 다르다. 하지만 모든 슬픔에는 공통점이 잇다. 얼마나 슬프든 간에 그 슬픔을 누군가 보아주고 공감해주어야 한다. p.62
우리나라는 상을 당한 집에서 곡하는 직업도 있었어요. 큰소리로 울어야 망자를 제대로 보내는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슬픔을 꾹 참고 억누르며 울지 않는 사람은 냉정하다고 하지요.
자신이 겪은 상실감을 말로 표현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가능한 빨리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다. 드러내는 감정의 정도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사랑의 깊이라 착각하는 경우가흔하다. 이런 감정은 지연된 슬픔일 수 있다.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홍수처럼 터져나오기도 한다. p.75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죽는다. 하지만 생명은 사라져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날들이 저물어갈 때 어쩌면 우리는 죽음의 빛에 맞서 분노하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치밀어 오를 수 있다. 지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우리는 또 다른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게 될 것이다. 사랑했던 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p.120

* 3가지 치유 요소
1. 개인화 : 자기 비난이나 자신이 그 비극을 겪은 유일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2. 침투성 : 그 일이 삶의 모든 부분을 망가뜨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
3. 영속성 : 상실이나 비극의 여파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저자는 아들의 죽음으로 자신의 모든 삶이 황폐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아들의 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되었지요. 가슴에 난 구멍은 영원히 메워지지 않겠지만 고통이 영원하지 않을 걸 알았습니다. p.390

억지로 잊으려 애쓰지 않고 그냥 견디고 삶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보다 사랑으로 기억될 때, 그들이 살지 못한 날들을 빛내기 위해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만들기 시작할 때 치유가 시작됩니다. 비극 속에 현재의 삶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